현대차그룹, 싱가폴 HMGICS 구축...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시대 연다

울산 EV 전용공장과 함께 혁신의 두 축으로 기능하게 될 예정
R&D-제조-비즈니스’ 혁신 기반 미래 모빌리티 실증 위한 테스트베드
아이오닉 5, 자율주행 로보택시 등 생산, 연간 3만대의 전기차 생산 능력 갖춰
박재훈 기자 2023-11-21 17:20:09
현대자동차그룹이 싱가포르에 인간 중심의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를 구축한다. 이번 모빌리티 허브는  울산 EV 전용공장과 함께 현대차그룹 혁신의 두 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1일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이하, HMGICS)’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HMGICS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HMGICS는 현대차그룹이 ▲지능형, 자동화 제조 플랫폼 기반 ‘기술 혁신’ ▲다품종 유연 생산 시스템 중심 ‘제조 혁신’ ▲고객 경험 기반 판매 모델 구축 등 ‘비즈니스 혁신’을 바탕으로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테스트베드다.

이날 준공식에는 로렌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양국의 정 관 계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현대차 장재훈 사장과 김용화 사장 등 경영진이 참석했다.

준공식은 정의선 회장의 환영사에 이어 로렌스 웡 부총리의 축사 순서로 진행됐다. 이어 HMGICS의 미래 제조 기술 혁신 스토리를 소개하고 싱가포르 모빌리티 기술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MOU 체결식을 마친 뒤 준공식 세레머니를 통해 HMGICS의 본격 출범을 기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싱가포르는 연결성과 개방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라며, “현대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제조, 기술 강점과 싱가포르가 보유하고 있는 물류, 금융 강점이 HMGICS를 매개로 연결되고, 나아가 한국과 싱가포르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환영사에서 “싱가포르와 현대차그룹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공통의 혁신 DNA를 갖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사람 중심의 신기술을 통해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HMGICS를 통해 인류의 발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혁신적인 모빌리티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HMGICS에서 셀 시스템 로봇이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검사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개방적인 정책과 경제, 우수한 인재 등을 이유로 싱가포르가 인간 중심의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를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했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의 우수한 기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R&D, 제조, 비즈니스 등 3가지 분야의 혁신을 이룩하고 그룹의 지속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HMGICS에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이 적용된 고도로 자동화된 셀 기반 유연 생산 시스템 ▲현실과 가상을 동기화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 기반 효율적인 생산 운영 ▲데이터 기반 지능형 운영 시스템 ▲인간과 로봇이 조화를 이루는 인간 중심의 제조 공정 등을 통해 다양한 환경 변화와 고객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또한 고객의 니즈에 최적화된 맞춤형 고객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대학, 정부 연구기관, 기업 및 글로벌 파트너와 기업 연구소프로그램 등을 통해 협업관계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제조 기술 및 생산 솔루션을 개발 노력을 지속해간다는 계획이다.

모빌리티 생산 새로운 시대 시작...전기차 생산 맞춤 시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가 혁신 플랫폼 구축을 위한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로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주롱 혁신지구는 지난 2016년 싱가포르 정부가 발표한 경제개혁 계획안에 따라 개발되고 있어 제조업 육성과 공정 전반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첨단 산업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이다.

HMGICS는 주롱 혁신지구 내 약 4만4000㎡(1만3000평)의 부지에 연면적 약 9만㎡(2만7000평),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됐다. 하나의 건물에 소규모 제조 설비, 연구개발(R&D) 및 사무를 위한 업무 공간, 고객 체험 시설까지 모든 시설이 갖춰진 복합 공간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세부적으로는 1층에 자동물류 시스템, 스마트 팜, 브랜드 체험 공간 및 고객 차량 인도 공간이 자리하고 있으며, 2층과 4층에는 사무공간, 3층은 스마트 제조 시설과 고객 경험 공간으로 꾸며졌다. 5층 옥상에는 차량 시승 및 테스트를 위한 스카이트랙이 설치됐으며, 지하 1층과 지상 6~7층은 주차장으로 사용된다.

싱가포르 HMGICS 내 유연 생산 방식인 셀 시스템을 통해 로봇이 아이오닉5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HMGICS는 올해 초부터 가동을 시작해 아이오닉 5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3만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

또한 지리적으로 도심에 위치해 고객의 니즈에 빠르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ICT),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인간 중심의 제조 시스템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 및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차종 소량 생산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고객들의 다양한 주문에 최적화된 생산을 위해 컨베이어 벨트 대신 각기 다른 모빌리티를 동시에 제작할 수 있는 유연 생산 방식인 ‘셀(Cell)’ 시스템을 HMGICS에 도입했다.

셀 시스템 활용시 작업자와 생산 로봇이 타원형 모양의 셀 하나에서 다양한 차량 수요에 맞춰 모빌리티를 생산할 수 있다. 생산하는 차종이 많더라도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생산 계획과 소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유연 생산을 위해 업무 영역에서 생성되는 모든 정보를 표준화해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을 위해 건물 전체에 5G 통신망을 환경을 조성했다.

싱가포르 HMGICS 내 디지털 트윈을 통해 근무자들이 공정을 관리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HMGICS에서 개발, 실증한 제조 플랫폼을 미국 조지아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한국 울산 EV 전용공장 등 글로벌 전기차 신공장에 단계적으로 도입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HMGICS 법인장 정홍범 전무는 “HMGICS는 도시 인프라와 모빌리티, 사람이 신개념 기술 솔루션 기반으로 연결되는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라며 “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인간 중심의 제조 시스템이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MGICS, 고객 중심의 브랜드 경험을 제공...다양한 시설 겸비

HMGICS가 추구하는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 혁신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고객니즈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모빌리티의 주문부터 인도까지 이어지는 고객 중심의 플랫폼을 구축했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HMGICS 건물 옥상에 위치한 '스카이 트랙'에서 아이오닉5가 주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고객이 스마트폰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트림, 색상, 옵션 등 사양을 적용해 차량을 주문하면 HMGICS는 주문에 따라 차량을 생산한다. 이후 제조가 완료된 차량은 건물 옥상에 위치한 길이 620m의 스카이트랙으로 옮겨져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게 된다. 고객들도 스카이트랙에서 시승을 경험할 수 있다.

HMGICS는 건물 일부에 투명 유리를 적용해 차량 인도를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이 바깥에서도 전시 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건물 3층 고객 경험 공간에서는 VR 투어를 통해 가상 공간에서 차량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다. 투어 후에는 자동차가 생산되는 실제 스마트 팩토리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1층에서는 차량 인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구루(Guru)를 배치해 HMGICS와 현대차그룹 모빌리티에 대한 추가 안내를 받을 수 있다. HMGICS 1층과 3층에는 로보틱스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농장 ‘스마트 팜’을 설치했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HMGICS 내 스마트팜의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스마트 팜을 통해 싱가포르의 식량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기여한다는 목표다. 스마트 팜에서 수확한 농작물은 방문객들이 무료로 맛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싱가포르 지역 사회에 기부할 방침이다.

싱가포르와 함께 성장라는 HMGICS...

현대차그룹은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위해 현지 생태계와 긴밀한 협업관계를 구축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준공식에서 HMGICS를 통해 싱가포르에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현지 대학, 정부 연구기관 등과 MOU도 체결했다.

HMGICS는 난양이공대학(NTU) 및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산하 기술개발연구소인 과학기술청(A star)과 기술 개발 생태계 구축 MOU를 체결하고 싱가포르 최초로 대학, 정부, 기업이 합작한 연구소를 설립한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HMGICS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합작 연구소에서는 싱가포르의 우수 인재를 활용해 인공지능, 로보틱스, 메타버스 등 차세대 자율 생산 운영 체제에 대해 연구한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경제인 연합회(SBF), 싱가포르 제조업 연합회(SMF)와는 산업 생태계 구축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두 연합단체와 현대차그룹은 HMGICS의 제조 기술 플랫폼을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현대차는 준공식에 앞서 싱가포르 물류 기업 PTCL과 ‘수소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협력 MOU’를 체결하고 싱가포르 수소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및 발전에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PTCL은 운수업, 창고업, 임대업 등을 영위하는 싱가포르 주요 물류업체로서, 친환경 물류 사업 전환을 위한 수소모빌리티 도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지난해 국가수소전략을 발표하고 2050년까지 수소를 포함한 저탄소에너지 생산 비중을 싱가포르 전력 생산의 절반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MOU를 통해 현대차는 싱가포르 수소생태계 관련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PTCL은 수소사업 관련 현지 코디네이터로서 현대차의 참여를 지원한다. 또한 양사는 사업기회를 공동 모색하는 등 싱가포르의 에너지 전환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

현대차 장재훈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생산 및 기술 혁신 솔루션을 개발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 및 발전시키기 위해 싱가포르와 다양한 협업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향후에도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더욱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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