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어 기아도 시동건다"...기아, 인증중고차 사업 개시

내달 1일부터 제조사 기술력 적용한 고품질 인증중고차(EV 포함) 본격 판매
국내 최초로 중고 EV 품질등급제 도입… 객관적 전기차 가치산정 기준 마련
박재훈 기자 2023-10-25 13:48:00
기아가 내연기관 차량 및 전기차까지 아우르는 인증중고차사업 포문을 열었다.

기아는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에서 기아 인증중고차 미디어 데이 ‘Movement to Trust(신뢰로 향하는 움직임)’를 개최했다. 기아는 내달 1일부터 자사 브랜드 중고차 매입 및 판매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아 인증중고차 용인센터에 EV6, 니로 EV, 레이 EV 인증중고차(사진 오른쪽부터)가 전시돼 있다. /사진=기아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권혁호 부사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오늘 차량 제조사로서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를 구매하는 고객의 모빌리티 라이프 사이클까지 책임지는 브랜드로 태어나고자 한다”며 “기아 신차 구매고객에게 안정적인 중고차 매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신차-중고차 고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신차에서 중고차까지 고객이 원하는 모든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브랜드 신뢰도와 로열티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기아는 인증중고차 3대 차별화전략으로 ▲완성차 제조사만의 새로운 고객 경험 제공 ▲최고 품질의 중고차 공급 ▲국내 최초 중고 EV 품질등급제 도입을 제시했으며 내달 1일부터 인증중고차 판매를 시작해 올해 남은 두 달간 3000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내년에는 중고차 판매목표를 1만5000대로 확대할 방침이다.

기아는 최상 등급의 안전한 중고차 공급을 위해 신차 출고 후 5년 10만km 이내 무사고 차량을 판매대상으로 한정했다. 또한 차체/무빙/내∙외장/샤시/전장/파워트레인 등 6대 부문에 걸친 ‘완성차 품질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아 인증중고차만의 정밀한 상품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전기차에 대해서는 중고 EV의 배터리 성능∙상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다.

신차 전기차시장은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기준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1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으나 중고 전기차시장은 전체 중고차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0.7%에 불과하다. 특히 중고 전기차에 대한 객관적인 성능평가와 가격산정 기준이 없어 판매업체를 거치지 않는 개인간 거래 비중이 2021년 기준 64%(’21년 기준)에 달했다.

기아는 전기차 전문 제조사로서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해 배터리 및 전기차 특화시스템 등 내연기관 차량과 다른 구조를 가진 전기차만의 ‘품질검사 및 인증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총 5개 등급으로 구성된 ‘중고 EV 품질 등급제’를 선보이며 ‘스마트 EV솔루션(EV 전용 진단기)’으로 전기차 4대 시스템인 ▲고전압 배터리 컨트롤 시스템 ▲고전압 충전 시스템 ▲고전압 분배 시스템 ▲전력변환 시스템 등을 정밀 진단해 배터리의 현재 성능∙상태 등급을 산정한다.

기아 인증중고차 용인센터에 K9(사진 왼쪽)과 EV6(사진 오른쪽)가 전시돼 있다. /사진=기아


이와 함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측정해 신차 1회 충전 주행거리 대비 상대적인 실제 성능까지 등급화한 후, ‘배터리 등급’과 ‘1회 충전 주행거리 등급’을 종합한 최종 EV 품질 등급을 부여한다. 이 중 EV 성능평가 후 최소성능기준에 해당되는 3등급 이상 판정 받은 차량만 고객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기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중고차 매각 시 받을 수 있는 중고차가격까지 고려해 신차를 구매한다”라며, “전동화 모빌리티 시대가 가속화되려면, 결국 중고 EV에 대한 객관적인 잔존가치 형성을 통한 거래 활성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온라인 다이렉트 거래 채널을 도입해 판매를 진행한다. 중고차 판매 및 매입 채널을 이-커머스 중심으로 구축해 고객과 더 직접적으로 빠르게 소통하고, 고객이 중고차 쇼핑 및 판매를 편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고객은 기아 인증중고차 온라인 다이렉트 채널인 기아 인증중고차 모바일과 웹 사이트에서 상품검색 및 비교는 물론 견적, 계약, 결제, 배송 등 ‘내차사기’ 전과정을 포함해 내차 시세 조회 및 상세 견적, 차량 수거 등 ‘내차팔기’ 전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내차팔기’ 서비스는 지난해 4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사업조정 권고안에 따라 기아 신차 구입 고객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며 매입 대상 차량은 연식 5년 이내, 주행거리 10만km 미만의 무사고 차량 중 기아차량으로만 한정된다.

특히 내차팔기의 경우 대부분의 업체들이 전문 평가사의 방문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데 반해, 기아는 고객 편의를 위해 방문 방식뿐 아니라 100% 비대면으로 데이터로만 차량을 평가해 차량을 매입한다. 매입가격은 빅데이터 기반의 가격산정 엔진이 도출한 ‘예상 매입가격대’에서 고객이 촬영한 차량 사진과 기아가 보유한 차량 정보를 추가로 반영해 산정된다. 고객은 타던 차량을 판매할 때 사진만 업로드하면되는 형식이다.

이를 통해 기아는 고객이 대면 평가 시 발생할 수 있는 번거로움이나 흥정, 현장 감가 등의 가격 협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차량 판매를 신속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측은 "고객이 전문인력 방문을 신청했더라도 전문인력이 사고 유무 및 파손 상태 등 단순 차량 상태만 확인하고, 감가 등 가격흥정이나 감정평가는 절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상품화 프로세스...깐깐하게 본다

기아 인증중고차사업은 인증중고차의 가장 핵심적인 부문인 ‘상품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완성차 품질관리시스템’을 중고차 상품화 공정에 그대로 적용해 주요 단계마다 품질 검수를 진행하고, 상품화 공정을 표준화하는 등 철저한 품질 확보 장치들을 마련했다. 따라서 비제조사 인증중고차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기아 인증중고차는 상품화센터 입고검수 – 교환∙판금∙도장∙복원 – 기능수리 – 소모품 교환 – 상품화 검수 – 인증 검수 – 프로텍션 패키지 작업 – 유리막코팅 - 출고 검수 등 총 9단계의 개선∙검수∙인증 과정을 통해 체계적인 품질관리가 이뤄진다. 기아는 보다 완벽한 품질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하기 위해 총 4번의 검수과정을 추가해 상품화 프로세스를 설계했다. 특히 ‘인증 검수’단계에서 차체/무빙/내∙외장/샤시/전장/파워트레인 등 6대 부문에 걸쳐 정밀검수가 이뤄지며, 검수 항목은 약 200개다.

기아 인증중고차 용인센터에서 최종 출고검수 인력이 차량 하부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기아


200개의 품질검수 항목은 제조공장인 기아 오토랜드의 PDI(차량 인도 전 검사) 리스트를 중고차에 맞게 새롭게 구성한 것이다. 기아는 200개 항목의 검수를 포함해 총 4번의 검수를 모두 통과한 차량에 대해서만 기아 인증중고차 자격을 부여한다.

기아는 상품화 과정을 통과한 기아 인증중고차에 대해 신차 판매 시 제공된 무상 보증기간을 포함해 인증중고차 구매시점 기준으로 1년 2만km까지 무상 보증을 제공한다.(신차 잔여 보증기간과 인증중고차 보증기간 중 기간 및 주행거리가 큰 보증기간을 제공)

사고팔기에 정보 비대칭 없앤다...소비자 만족 우선

기아는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기반의 중고차 가격산정 엔진으로 투명하고 객관적인 차량가치 평가 기준 및 프로세스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신뢰도 높은 판매가격 및 매입가격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내차사기’ 서비스는 다양한 정보를 기반으로 본인이 원하는 차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객은 온라인 채널에서 구매를 희망하는 ▲360° VR 이미지를 통해 차량의 내외관을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200개 항목의 검수결과 및 검수결과에 따른 상품화 내역, ▲유사 모델의 최근 거래 이력, ▲차량에 장착된 옵션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내차팔기’ 서비스는 다양한 출처의 차량 관련 정보를 활용해 투명하게 고객의 차량을 매입한다.

고객이 ‘내차팔기’ 서비스에서 본인 이름과 차량번호만 입력하면, 프라이싱 엔진이 연식, 주행거리, 신차가격, 사고이력 등의 차량 기본정보뿐 아니라 동급모델 도·소매가격 등의 실거래 데이터 등 대량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내차 시세(예상 매입가격 범위)’를 보여준다.

이를 위해 기아는 국토교통부, 보험개발원 등의 공공데이터와 중고차 경매장 낙찰가격 등 다양한 출처로부터 데이터를 확보했다.

기아 인증중고차 용인센터에서 상품화 전담 인력이 차량 스티어링 휠 위 로고에 프로텍션 필름을 부착하고 있다. /사진=기아


내차 예상시세를 확인한 고객이 본인 차량의 사진을 업로드한 후 상세 견적을 요청하면, 기아는 프라이싱 엔진이 산정한 예상 가격대에 차량사진을 통해 분석된 차량상태 정보와 기아가 보유하고 있는 정기 점검·정비 이력 및 옵션 장착 내역 등의 정보까지 반영해 최종 매입가를 제시한다. 고객이 촬영한 차량 사진 역시 자체적으로 마련한 객관적인 기준에 근거해 차량 상태를 평가한다.

기아 관계자는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중고차 가치 산정체계가 정착되면, 중고차 잔존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중고차를 보유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중고차 거래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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