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르노그룹 고위 임원진 잇달아 방한...오로라 프로젝트에 기대감
2023-09-15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 등의 노후차량 일부가 부품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폐차하거나 운행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생산된지 10년이 훌쩍 넘은 자동차들이지만, 여전히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사에서 특정 부품을 공급하지 않아 광범위한 피해와 자원 낭비가 벌어지고 있다.
르노코리아의 2009년식 SM5 뉴임프레션(뉴SM5 임프레션) 모델을 1년 전 중고로 구입해 몰던 A씨는 어느날 '파워스티어링 고압호스'가 고장나 르노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해당 서비스센터 점장은 A씨에게 "이 부품은 구할 수가 없어 수리가 불가능하다"라는 답을 들었다. 중요한 것은 해당 센터 한 곳에만 같은 증상으로 찾은 차주들이 4명이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점장은 "그냥 차를 운행하지 말고 세워두시거나 폐차를 생각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해당 부품은 14만원 정도의 부품으로 갈아 끼기만 하면 몇년이고 문제 없이 차량 운행이 가능했다. 그러나 전국 부품대리점은 물론, 폐차장과 장한평 중고차 부품 골목에서도 이 부품은 구할 수가 없다. 결국 A씨는 1달여 가량 차를 세워뒀다가 70만원의 헐값에 중고차 시장으로 차를 넘겼다.
단종된 중고차를 구입하게 될 경우 수리를 위한 부품 수급이 어려워 폐차를 고민해야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A씨처럼 단종된 노후차량을 운행하고 있는 운전자들은 부품을 구하지 못하게 돼 조치가 어려워지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SM5 시리즈는 1998년부터 21년 동안 국내외서 102만대가 팔렸고, SM5 뉴임프레션 같은 경우 2007년 출시 이후 매달 1만대가 넘게 팔린 인기 차종으로 현재도 많은 대수가 운행 중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블로그에서도 몇 년동안 부품 수급의 어려움으로 인해 난처한 상황에 놓인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령 SM5 뉴임프레션의 파워스티어링 고압호스, SM7 겉벨트 텐셔너 풀리, SM3 뉴제너레이션 겉벨트 텐셔너 풀리, SM7 스마트카드키, 뉴SM5 스마트카드키, 뉴SM3 파워인도우 스위치 등은 수급이 불안정하고 사실상 소비자가 알아서 구할 수 없는 부품이다. SM3뉴제너레이션, SM7 및 SM7뉴아트, SM520V, SM525V의 아이들베어링은 아예 신품 자체를 구할 수도 없다.
이처럼 르노코리아의 단종된 모델마다 수급이 어려운 부품이 있는 것이다. 차량 수리를 위해 폐차장에 부품이 남아있는지 문의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품이 없다는 대답을 듣기 부지기수다.
단종된 차량은 현재 양산되고 있는 자동차처럼 부품이 시장에 충분하게 남아있는 경우가 없을 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부품을 구해와 수리를 진행하려 하지만 폐차장에서 구해온 제품은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
르노코리아에서 수년간 재직했었던 렌트카 업체 대표 B씨는 "현재 뉴SM5 파워스티어링 고압호스 등 일부 부품은 아예 구할 수가 없다"면서, "차량이 단종돼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 르노서비스센터가 아닌 '르노코리아 사업소'에 지속적으로 항의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나 지속적으로 해당 부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항의하고 괴롭혀야(?) 그나마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폐차장에 가서 부품을 수급하는 방법도 원만한 해결책이 아니다. 정비사들은 노후 부품을 쓸 경우 안정성에 책임을 질 수 없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마지막 방법은 장한평 중고차 부품 골목 등 부품업체에 직접 복제품을 의뢰해서 만드는 방법이다. 다만 이것 마저도 100%의 해결책은 아니다. 장안평에 위치한 중고차 부품업체 사장 C씨는 "단종된지 오래된 차량의 부품을 구하기 위해 찾아오는 고객들이 꽤 있다"고 말헀다. C씨는 "찾고 있는 부품을 복제해 수리해줄 수 있지만 일단 해당 부품을 차주가 직접 공임을 주고 떼어와야 하고, 10~20% 정도의 부품은 복제할 수가 없는 것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사는 나 몰라라'...현대차·기아, 노후차 부품 수급 원활
한국 소비자원의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 따르면 단종된 차량의 부품 보유 기간은 8년이다. 제조회사가 차량 생산을 중단한 시점으로부터 8년 동안 부품을 보유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만일 8년 안에 부품을 생산하지 않고 있거나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차량이 수리될 때까지 소비자에게 운행할 수 있는 차량을 제공해야한다. 혹은 제조회사가 차량의 잔존가치를 따져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있다.
각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런 소비자 가이드에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경우 소비자 가이드의 8년을 넘어 단종 후 10년 이상된 차량의 부품을 보유하면서도 공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 파텍스는 현대차와 기아의 AS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단종 차량의 부품뿐만 아니라 노후화된 자동차까지 필요한 부품을 만들어 사후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SM5의 제조사인 르노코리아측은 단종 차량의 부품이 수급이 어려운 경우 "단종된 차량의 부품이라도 AS가 원활하게 지속되도록 부품 생산업체와 협력하고 있다"며 "부품 생산업체의 사업 포기 등으로 부품 수급이 어려운 경우, 호환 대체품 확인 및 재생산 등을 통하여 고객 케어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SM5 뉴임프레션의 고압호스같은 경우 "부품 협력업체의 사정으로 재생산에 필요한 기간 및 비용이 발생했었으나 협력업체와의 협력으로 현재는 해당 부품의 공급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A씨의 사례에 해당하는 고압호스는 아직까지 수급이 안되고 있다. 해당 부품 구입을 위해 인터넷 상의 차량 부품 구매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재고 부족으로 인해 구매할 수 없음', '공급일정 없음' 등으로 제품을 구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떠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제조업체 측에서 부품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실제 부품을 구하는 것까지 어느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중고차업체 관계자는 "관리가 잘된 중고차여도 연식이 오래된 차를 구입할 때 부품 문제와 관련해서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단종된 중고차를 구입할 때는 리스크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꼭 이런 문제들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는 제품 특성상 소비기간이 길다. 별 다른 '수리 이슈'가 없다면 10년 이상 타는 것이 자동차라는 제품이다.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의 '연도별 평균 페차 주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폐차 주기는 평균 15.6년이다. 차종별로 폐차 주기는 다르지만 가장 소비가 많은 승용차는 15.3년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의 생애주기는 기술력의 발전으로 2000년 기준 8.3년이었으나 점차 그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현재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15년은 타는 제품으로 소비기간이 점차 길어지고 있다. 비록 차량의 교체주기를 감안하더라도 차를 타는 것에 있어 교체시기는 사용자마다 상이하다. 때문에 제조사측에서 사용자에 맞춘 사후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야할 의무가 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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