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감 '4대 그룹' 정조준…이재용 정의선 최태원 구광모 총수들 줄소환

올해 국정감사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어김없이 4대그룹 총수들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재계에서는 매년 반복되는 총수들의 증인 출석이 단순히 망신주기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친기업을 표방하는 윤석열 정부의 첫 국감이라는 점에서 예전보다 강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정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국감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올해는 4대그룹의 한국경제인협회 재가입 이유와 농어촌상생협력기금(농어촌기금) 납부 저조 등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병준 전 한경협 회장직무대행과 함께 4대그룹의 한경협 재가입과 관련된 총수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최태원 회장 등 재계 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7년부터 농해수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 총수들의 증인 채택은 국정농단의 주도 세력인 4대그룹의 한경협 재가입과 관련해 또 다른 정격유착이 있는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4대그룹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로 한경협에서 탈퇴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삼성 계열사 5곳(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SK 4곳(SK㈜,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 현대차 5곳(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 LG 2곳(㈜LG·LG전자)은 한경연 회원사 자격을 유지했다. 다만 삼성 5개 계열사 중 삼성증권은 최근 회의를 거쳐 한경협에 합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농해수위는 최 회장 등 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4대그룹에 농어촌기금 출연실적 저조를 문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지난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당시 농민들의 반발에 못 이겨 여·야·정이 마련한 기금이다. 지난 2017년 3월 출범해 매년 1000억원씩 총 1조원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모인 금액은 21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기금은 강요가 아닌 자율에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고 기금 출연이 저조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중 FTA 체결로 기업은 돈을 벌고 농어촌 주민은 피해를 보니 기업이 돈을 내라는 취지로 얘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착 중국 사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수들이 매년 국감 증인으로 불려 나가는데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단순히 총수들을 증인으로 채택해 공개석상에서 면박주기 등 흠집을 내기 위한 의도는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