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에서 2.0으로...11번가는 ‘새롭게 진화 중’
2022-12-12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기업공개(IPO)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커머스업계 11번가가 '상장'과 '매각'의 갈림길에 놓였다. 11번가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수포로 돌아갈 경우 거액의 투자금을 상환해야 한다. 11번가는 상장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11번가의 모회사인 SK스퀘어 생각은 달라 보인다. SK스케어는 지난해에도 자회사 SK쉴더스와 원스토어 등의 IPO를 추진했다가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실패한 적이 있어 11번가의 매각설까지 불거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2018년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회사는 5년 내 IPO를 약속했고 마지노선은 올해 9월이다. 만일 기간 내 상장하지 못하면 투자금에 연 8% 이자를 붙여 상환해야한다.
문제는 올해 외부 투자 환경이 악화됐고 11번가의 기업가치도 2조7000억원에서 1조원 안팎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투자 조건대로라면 2개월 남짓한 약속 기한을 앞두고 상장예비심사 청구가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앞서 SK스퀘어는 지난해 자회사인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상장이 불발됐다. 결국 SK쉴더스는 매각됐고 11번가·티맵모빌리티 등도 현재 불확실한 상황에 놓였다.
11번가의 투자금액 5000억원 중 70%를 차지하는 국민연금은 상장 기간 연장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쳐 11번가 역시 매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11번가의 시장 점유율 역시 제자리 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현재 11번가의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은 7.0%로 4위를 달리고 있다. 네이버, 쿠팡, 신세계그룹(SSG닷컴·G마켓)보다 뒤처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SSG닷컴과 큐텐이 기업을 인수하면서 이커머스 순위가 재편되고 있는 형국이라 11번가가 4위를 지키지 못하고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적자폭도 문제다. 2018년 SK스퀘어 자회사로 들어온 후 계속해서 적자 난을 겪어왔다. 11번가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515억원으로 전년(694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디. SK스퀘어 입장에서는 11번가가 계륵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11번가는 상장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큐텐이 11번가를 인수할 수 있다'는 말이 나돌았을 때도 11번가 측은 “사실 무근이다. 큐텐으로 부터 매각 제안을 받은 것이 전혀 없다”고 완강하게 선을 그었다.
지난달 10일에는 올해 월간 영업실적 마감 결과 오픈마켓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고 밝히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11번가의 사업구조는 크게 오픈마켓 사업과 직매입 사업으로 분류된다. 오픈마켓은 11번가의 입점 판매자 상품을 중개하는 사업으로, 11번가 거래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오픈마켓은 올해 2월부터 영업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했고 6월에는 전년 대비 70억원 이상 개선시키며 흑자 전환됐다. 오픈마켓 사업 기준, 올 상반기(1~6월)에만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손익이 290억원 이상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11번가 관계자는 “IPO를 9월까지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적은 없다”며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상장을 어떻게 진행할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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