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석유화학 줄이고 체질 개선...새로운 캐시카우는?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2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한 LG화학이 과연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LG화학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사업부문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장기화하는 업황 불안정 속에서 미래 성장동력인 친환경 소재·배터리 소재·혁신 신약의 투자를 늘려 나가기로 했다.

LG화학은 지난 27일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19.9% 감소했다. 특히 석유화학 사업부문에서 영업손실은 3개 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2분기 실적에서 적자폭은 줄었지만 지속되는 업황 불안으로 연내 실적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LG화학은 "고부가가치 사업을 강화해 3분기에는 수익성 개선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부분의 석유화학시장은 작년주터 지속되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 시장의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에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간의 가격 차이)의 올해 2분기 평균은 256달러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은 300달러 수준이다.

LG화학은 업황 불안을 타개할 방안으로 이차전지 소재 등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를 생각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5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코리아 & 글로벌 전기차/이차전지 컨퍼런스’ 기조 연설에서 전지 소재 매출을 2022년 4조7000억원에서 2030년 30조로 6배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이 집중하게 될 3대 신성장 동력은 친환경 소재·배터리 소재·혁신 신약이다. 3대 신성장 동력의 매출 비중을 지난해 21.0%(6조6000억원)에서 2030년 57%(40조원)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석유화학 중심이던 포트폴리오를 이들 신사업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 6월부터 청주 양극재 공장에서 차세대 배터리용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 양산에 들어갔으며 7월부터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단입자 양극재 생산라인은 구미 공장으로 확장돼 연산 5만t 이상의 생산규모를 갖출 방침이다.

지금까지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사업이 석유화학에서 이차전지로 옮겨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업확장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LG화학은 여수 NCC(나프타 분해시설)2공장 가동을 중지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신사업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LG화학은 또 이차전지 소재 투자를 이어가면서 실적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분리막의 경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을 받기 위해 연내 북미 투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양극재와 분리막외에도 탄소나노튜브(CNT) 등 부가소재 사업을 육성하고, 퓨어 실리콘 음극재,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등 신소재 R&D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미래 성장을 위한 3대 신성장 사업 육성을 통해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바꾸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