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위메프 경영권 인수...“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 구축"
2023-04-06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G마켓 창업자인 큐텐 구영배 대표가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와 위메프까지 거듭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11번가 인수설 까지 돌고 있어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지난 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 기업인 큐텐이 국내 경쟁 기업인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각각 인수한 것을 사후적으로 최종 승인했다.
앞서 큐텐은 지난 4월과 5월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의 주식을 각각 100%, 86% 취득한 뒤 공정위에 기업결합(M&A)을 신고했다. 이들 회사는 자산총액 및 매출액이 2조원 미만으로 사후신고 대상이다.
공정위는 사후승인 당시 “기업결합으로 오픈마켓과 해외직구 시장이 제한될 확률은 낮고 오히려 시장의 중소 사업자가 통합되면 네이버·쿠팡 등을 견제할 유효한 경쟁자로 성장해 경쟁이 촉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픈마켓 시장은 국내기준 지난해 네이버가 42.41%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고 그 뒤로 쿠팡이 15.91%를 기록했다. 큐텐의 점유율은 인수를 마친 티몬(4.60%)과 이번에 인수한 인터파크커머스(0.85%) 위메프(2.90%)의 점유율을 합산해도 8.35%에 그친다.
해외직구 시장도 큐텐의 점유율은 아직 7.72%에 불과해 공정위는 경쟁제한 우려 등이 적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이커머스시장에 과열되고 있는 배송경쟁이나 사업자간 상품 가격등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담합의 가능성도 매우 미약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최근 큐텐의 11번가 인수설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면서 일각에서는 이커머스 업계가 재편될 것이라는 의견이 보여지고 있다. 큐텐에 인수된 위메프와 티몬은 연합작전으로 경쟁 업계와 맞대결을 노리며 반전기회를 잡으려 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점유율은 아직까진 미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큐텐이 11번가까지 인수하게 된다면 국내 이커머스 업계 3위를 차지할 수 있다.
지난 10일 11번가는 올해 6월 월간 영업실적 마감 결과 오픈마켓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11번가의 사업구조는 크게 오픈마켓 사업과 직매입 사업으로 분류된다. 오픈마켓 사업은 11번가의 입점 판매자 상품을 중개하는 사업으로, 11번가 거래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오픈마켓 사업은, 올해 2월부터 영업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해 6월에는 전년 대비 70억원 이상 개선시키며 흑자 전환됐다. 오픈마켓 사업 기준, 올 상반기(1~6월)에만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손익이 290억원 이상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11번가는 2020년 3월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으면서 해외 직구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한 것만큼의 높은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11번가의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은 7.0%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네이버, 쿠팡, 신세계그룹(SSG닷컴·G마켓)보다 뒤처진 수치다.
큐텐은 위메프와 티몬을 인수하면서 직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고 해외 직구 규모는 계속해서 성장 하고 있다.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해외직구 규모는 건수 9612만건 금액은 47억2500만달러(약 6조30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큐텐이 11번가 인수 시 해외직구 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위메프는 큐텐에 인수된 후 해외 직구 매출이 성장했다. 위메프의 지난 6월 해외 직구 전용관 매출은 전월 대비 22% 상승했다.
최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텐이 SK스퀘어 측에 11번가 경영권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11번가의 매각설은 더욱 불거졌다. 앞서 올해 초 IPO (기업공개)로 컬리와 오아시스 등이 연이어 상장을 철회했고 11번가는 IPO 절차 진행이 이뤄지지 않아 매각설에 휩싸인 바 있다.
그러나 11번가측은 인수설은 전혀 사실이이 아니라며 완강하게 선을 그었다.
11번가 관계자는 “사실무관하다 큐텐으로부터 매각 제안을 받은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현재 큐텐이 인터파크와 위메프를 인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11번가를 인수한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어 앞으로 동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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