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황당한’ 보조금 관리···수년째 교부단체 수입금 누락 파악 못해

국가무형문화재단체, 사업계획부터 정산까지 수입금 누락
보조사업에 별도 수익사업 끼워 넣은 위법 행위···시 부실 관리감독 한 몫
시, 위법 행위에 ‘계도’ 운운···보조금 관리에 시민 신뢰 실추 초래
배민구 기자 2023-07-09 22:06:13
[스마트에프엔=배민구 기자] 지방보조금과 전승지원금 중복 수급 논란이 일었던 평택농악보존회가 이번에는 지방보조금으로 사업을 수행하면서 사업계획에도 없는 별도의 수익사업을 평택시와 협의없이 수년째 벌여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보조금 집행을 관리·감독해야 할 평택시는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보조금 반환이나 교부결정 취소, 벌칙 적용 등 적법 조치를 하지 않아 비난 받고 있다.
 
평택농악보존회 전경. /사진=배민구 기자

9일 평택시 감사관이 지난 4월 실시한 보조금 교부단체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평택농악보존회는 지방보조금 사업인 ‘평택농악 강습프로그램’을 수년째 진행하면서 유료 강습에 따른 수강료 수입금을 보조사업 계획 단계에서부터 누락시켰다. 또 사업완료 후 정산검사 시에도 수입금 발생 여부와 사용내역 등을 평택시에 제출하지 않았다.

시민을 상대로 무료로 진행한다던 강습 프로그램이 관리감독 기관인 평택시도 모른 채 유료 강습이 포함된 사업으로 바뀐 것이다.

이 단체가 공고한 지난 2019년도 ‘평택농악 강습프로그램’ 수강생 모집 안내문에는 6개 강좌 중 4개, 2020년도에는 7개 강좌 중 4개, 2021년도부터 2023년도에는 8개 강좌 중 5개가 유료 강좌로 되어 있다. 수강료와 입금계좌도 명기돼 있다. 

지난 5년간 보조사업으로 진행된 ‘평택농악 강습 프로그램’ 중 유료 강좌가 과반을 차지하며 이 단체가 취한 수입금액은 수천여만 원으로 추정된다.

보조사업 신청 시에는 무료 강습이라며 보조금을 타낸 후 실제 사업을 수행할 때는 수익사업을 끼워 넣은 것인데 매년 반복된 사업임에도 평택시는이를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행정안전부 예규인 ‘지방보조금 관리기준’에 따르면 지방보조금의 교부를 받고자 하는 자는 교부신청서와 함께 지방보조사업을 수행함에 따라 발생할 수입금액에 관한 사항을 기재한 사업계획서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또 지방보조금법에 따르면 지방보조사업자에게 수익이 발생할 시, 보조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하게 할 수 있다. 게다가 거짓 신청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방보조금을 교부받은 경우, 보조금 교부 결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취소할 수 있으며 이는 벌칙 적용 대상이다. 

이에 대해 관리감독부서인 평택시 문화예술과는 “올해부터는 해당 단체에 대해 정산서류 제출 시 유료강좌에 대한 수익금 및 지출액에 대해 정산보고 하도록 권고 조치했다”면서 “보조금 환수근거는 없으나 향후 업무연찬을 통해 적법하게 진행하도록 관리·감독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평택시 감사관은 ‘보조금 환수근거가 없다’는 문화예술과의 의견과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감사관 관계자는 “해당부서는 수입금액, 수입금 사용처에 대한 지급금액 및 지급기준 등 사용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에 목적에 부합한 사용은 제하더라도 나머지 수익금은 반환해야 한다”고 설명해 부서간 이견이 있음을 보였다.

행정 전문가들의 중론은 평택시 감사관의 입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보조사업에서 수입금액을 누락한 행위는 명백한 법 위반이자, 수입금액을 감추고 보조사업을 따낸 후 별도의 영리사업을 벌인 것은 보조금 부정수급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이 단체가 보조금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 저지른 위법에 대해 평택시가 무능한 행정을 펼쳤다는게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평택시가 지방혈세인 보조금의 관리의무를 수년간 방기한 데다 현재까지 이 단체에 보조금 반환이나 교부결정의 취소, 벌칙 적용 등 아무런 조치가 없어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당부서가 직무태만과 부실한 관리감독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오히려 교부단체의 위법을 축소해석 한다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행정사 A씨(63세)는 “보조사업계획을 허위로 제출했건 축소해서 제출했건 사업계획 상에 수익사업을 누락한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기에 이에 상응하는 적법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평택시는 매년 계속된 보조사업으로 상당한 수익이 발생했는데도 이를 누락한 단체에 교부신청, 교부결정, 정산검사 과정에서 단 한 차례의 보조금 반환 조치도 없었고 부정수급에 따른 교부 결정 취소 처분도 내리지 않았다”면서 “보조금 집행에 대한 태만한 관리감독으로 세출예산이 부적정하게 집행돼 교부하지 않아도 될 혈세를 낭비한 사례다. ‘직무태만’이자 행정업무의 부작위로 재정적 손실을 끼친 전형적인 ‘소극행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택시가 위법한 교부단체에 적법한 조치를 내리지 않고 교부단체의 단순 실수로 치부하려는 데는 수년째 지속돼온 관리감독 부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속내가 있는 것”이라며 “교부단체의 위법 행위에 ‘계도’ 운운하며 이런 식의 미온적 처분에 그치는 것은 결국 평택시 보조금 관리에 있어 시민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평택시는 이 단체의 ‘상설공연’을 보조사업으로 지원하면서 전승지원금 지급 대상자에게 공연수당을 중복 지급한 것(2월27일자 '[탐사보도] 평택시 민간이전 세출관리 실태①···허술한 지방보조금 관리' 참조)과 관련, 조사를 통해 중복 지급금을 파악한 후 전액 환수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배민구 기자 mkbae121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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