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조직문화 변화 위한 리더 육성 추진
2023-06-22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현대제철이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제도(CBAM)를 비롯해 세계 주요국 및 기관들의 관련 규제로 인한 탄소중립 압박과 엔화 약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 노동조합의 막무가내식 성과급 요구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업계는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되는 특정 품목(철강·시멘트·비료·알루미늄·전기·수소)을 EU에 수출할 경우 제품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보고해야 한다. 보고의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톤당 10유로~50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현대제철은 친환경 철강사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중장기 탄소중립 전략을 준비해 왔다. 지난 4월 26일 탄소중립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독자적인 전기로 기반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Hy-Cube)’를 구축했다.
현대제철 측은 “오는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 전환을 통해 저탄소 고급판재를 생산할 계획”이라며 “사업장 탄소 감축을 위해 단기적으로 저탄소 원료 투입 확대와 전기로를 활용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12% 감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엔화 약세로 한국 철강 제품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현대제철은 저가의 일본 철강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엔저가 당장 수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며 “철강업계 특성상 환율 변동 등의 이유로 공급선을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다만 엔저가 장기활 경우 일부 수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최대 철강 수요국인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이 더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대제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조의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성과급 차등 지급에 앙심을 품고 충남 당진제철소 사장실, 공장 등을 장기간 불법 점거해 농성을 펼친 바 있다.
앞서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달 말 사측과의 임금협상을 앞두고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초안을 마련했다. 이를 계산하면 직원 1명당 약 3152만원을 성과급으로 책정되며 총 3362억원 규모다.
이외에도 기본급 18만 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최대 매출 특별성과금 580만원, 정년 연장 등도 포함됐다.
노조 측은 “현대제철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며 “높은 수준의 생산성을 기록한 것을 근거로 요구안 초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3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1% 감소했다. 매출은 6조 38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다. 다만 매출은 전분기 대비 6.8% 증가 5조 98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매출이 증가한 것은 조업 정상화로 생산량과 제품 판매량이 늘어났고 파업과 태풍 피해 복구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해소되면서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아직 노조와 상견례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면서 “철강 시황을 고려해 노조의 요구를 최대한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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