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1만 2130원 vs 경영계 9620원...최저임금 수정안 '평행선'

최초 요구안에도 노동계·경영계 입장차 좁히지 못해
이달 중순까지 최저임금안 고용노동부 장관에 전달해야
신종모 기자 2023-07-04 18:13:40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노동계와 경영계가 4일 최초 요구안에 대한 수정안을 각각 제시한 가운데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내년도 최저임금 수정 요구안을 준비해 왔다.

노동계는 수정안으로 시급 1만 2130원을 제출했다.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253만 5170원이다.

올해 최저임금(시급 9620원·월급 201만 580원)보다는 26.1% 높고 최초 요구안보다는 0.7% 낮은 수준이다.

이는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할 때 활용하는 기초자료인 비혼 단신 근로자 월평균 실태생계비(시급 1만 1537원·월급 241만 1320원)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더한 것이다.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오른쪽)이 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0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조합 조직률이 14%대인 상황에서 상시근로자 30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는 최저임금 인상이 곧 자신의 임금이 된다”며 “고물가 상황과 생계비를 제대로 검토해 심의할 수 있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영계는 수정안으로 시급 9650원을 제출했다.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201만 6850원이다. 최초 요구안보다는 0.3% 올렸다. 

경영계는 영세사업장의 임금 지급 능력, 최저임금 인상률에 미치지 못하는 노동생산성 증가율, 뚜렷하지 않은 소득분배 개선 효과 등을 언급하며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정부가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였으며 지난 196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노동계 주장처럼 최저임금마저 고율로 인상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생업은 존폐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고 최저임금으로 보호하려는 취약계층 일자리도 불안해진다”라고 전했다. 

다만 사용자위원들은 수정안에 대해 영세사업장과 소상공인 입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노사가 최저임금을 놓고 지속해서 대립할 경우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 촉진구간’ 범위 내에서 최저임금 수준이 결정될 수도 있다.

앞서 지난해에도 심의 촉진구간 중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을 뺀 수치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확정한 바 있다. 

이미 법정 심의 기한을 넘긴 상황에서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넘겨야 한다. 이후 장관은 다음 달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해 고시해야 한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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