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재차 연장...왜?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 신고를 심사하는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가 8월로 연기했던 승인 여부를 한 번더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U집행위(이하, EC)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3일(현지시간)에 "합병심사 기한은 근무일 기준 20일 연장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인해  EC가 결론을 내리는 시점이 2달가량 연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EC는 7월 5일 결론을 내릴 예정이었던 심사를 8월 3일로 연장했다. 이번에도 EC가 심사를 연기하는 것으로 대한항공은 조금 더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EC는 대한항공과 제출한 시정조치를 구체화하기 위해 다시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측은 EC의 연기에 대해 "시정조치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EC와 심사 기한 연장 협의를 진행했으며, 이에 따라 심사 연장이 최종 결정됐다"며 "심사 연장 기간 내 EC와 원만하게 시정조치 협의를 완료하고, 최종 승인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1년 1월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EC에 제출했다. EC는 1단계로 예비심사를 진행한 후 지난 2월 결론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심층 심사에 해당하는 2단계 심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EC가 심층심사로 들어가게 된 이유는 두 항공사가 합병할 경우 발생하는 경쟁 제한 우려와 관련해 대한항공이 제출한시정 조치를 면밀하게 검토하기 위해서였다.

EC는 지난달 대한항공에 합병시 유럽 노선에서 승객과 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될 수 있어 우려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SO)를 보냈다. 심사의 중간보고서 성격을 띄고 있는 SO에 따라 대한항공은 답변과 시정조치안을 제출해야했다. EC는 대한항공의 SO답변과 시정조치 방안을 종합해 합병 승인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낼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에 한국을 포함한 14개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현재 이중 11곳은 승인을 냈고 EU, 미국, 일본 등 3개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안에 합병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상황을 미루어 보어 내년 이후로 늦춰질 것도 가정에 두고 있다.

EU가 다른 국가들의 심사보다 기준이 까다로운데 더해 미국 법무부도 지난달 합병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법무부의 소송 제기 가능성에 대해 대한항공은 "소송 여부는 전혀 확정된 바가 없다"며 "미 매체가 소송 가능성을 제기한 것일 뿐"이라고 답한 바 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