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주 그대로 모방' 동남아 짝퉁 소주, 이대로 괜찮나?

홍선혜 기자 2023-06-15 10:16:51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국내에서 외면 받던 과일소주가 한류를 타고 동남아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더운 기후로 인해 새콤달콤한 맛의 저 도수 주류가 트렌드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나 이를 겨냥한 ‘짝퉁 소주’도 덩달아 부상 중이다. 제품들은 모두 국내 소주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은 초록색 병과 건배, 참좋은, 태양 등 한글로 라벨이 붙어있어 주류업계에서는 한국 소주의 위상이 떨어질까 우려중이다.

미얀마·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캄보디아·대만 등 이미 동남아 여러 지역에서는 한국 소주를 모방한 유사제품들이 성행하고 있다.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한 한 백화점에서 국내 과일 소주가 판매되고 있다./사진=홍선혜 기자

1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과일소주는 동남아 지역에서 결혼 답례품으로 쓰이거나 칵테일로 제조하는 등 고급주류로 분류돼 국내 소비자들에 비해 큰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모방제품은 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돼 현지인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한 편의점을 다녀온 결과 과일소주 한 병당 약 7만 5000 동으로 한국 돈으로 약 4000원대에 판매하고 있었다. 국내 편의점 가격 기준 1950원에 비하면 약 두 배 정도 비싼 가격이지만 모방제품의 경우 현지에서 약 60%정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제품을 믿고 마실 수 있냐는 것이다. 태국에서는 대마초 (CBD) 성분을 포함한 ‘니르바나 하이’를 판매하고 있고 건배, 참좋은, 태양 등 또한 현지 최대 주류시장에서 생산됐다고 하더라도 국내 소주 제조사 보다 불순물을 거르는 기술력이 현저히 떨어져 맛의 품질이나 심한 숙취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류업계에서는 짝퉁소주가 늘고 있는 건 한국소주의 인기와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국소주의 경우 HACCP이나 iso 등 기준에 따라 공장시설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검증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아닌 것들에 대한 주원료의 품질면에서 보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지에 있는 직원과 통화를 해본 결과 아무래도 한국식 소주가 인기가 있다 보니 비슷한 제품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라며 “알고 마신다면 괜찮지만 한국 제품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품질과 안전성 등에서 떨어지는 소주를 한국 제품으로 알고 마셨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이미지 추락 등의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관세청 통관자료에 따르면 과일소주 해외 수출액은 지난 2017년 195억에서 2018년 202억으로 증가했으며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346억원 594억원으로 성장했다. 2021년에는 993억으로 2017년 대비 약 5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동남아 기준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주요 9개국의 국내 과일소주 연 평균 수입 성장률은 무려 91%에 달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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