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28GHz 주파수 할당 취소...왜?
2022-12-28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정부가 지난해 12월 KT와 LG유플러스의 '5세대(5G) 28㎓'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을 결정했고, SK텔레콤 역시 오는 5월 31일까지 당초 할당 조건인 1만5000장치 구축을 완료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실상 통신 3사 모두 28㎓를 포기한 것이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조만간 SK텔레콤을 대상으로 5G 주파수 할당 이행점검에 나서고, 28㎓ 대역 기지국 구축이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에 미달한 경우 해당 주파수를 회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23일 KT와 LG유플러스는 정부가 내세운 '5세대(5G) 28GHz' 기지국 수를 이행하지 못했고, 28㎓망 구축 이행실적이 의무 수량 대비 10% 수준에 불과함에 따라 해당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을 결정했다.
당시 취소 처분을 면한 SK텔레콤은 오는 5월 말까지 28㎓ 기지국 1만5000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축한 28㎓ 기지국은 이에 한참 모자라는 수천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달 28일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5G 28㎓ 망을 어느 정도 구축하고 있지만, 목표를 채우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통신업계 역시 "의무 구축량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는 안타깝지만 과기정통부가 제안하는 의무할당량의 무게는 무겁다"며 "통신 3사도 포기한 무게가 줄어들지 않으면 다른 사업자들도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파수란 데이터가 지나가는 고속도로 역할을 말하며, 주파수 대역폭이 넓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다. 5G용 주파수는 3.5㎓ 대역(3.42~3.7㎓)과 28㎓ 대역(26.5∼28.9㎓) 두 개다. 28㎓ 대역 주파수는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알려지면서 '진짜 5G'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지만, 전파적 특성에 따른 더딘 장비 구축과 마땅한 활용법을 찾지 못하면서 5G 품질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지난해 12월 말 기준 12% 수준에 불과한 의무 구축 이행률이 문제가 됐다.
3.5㎓ 대역에서는 통신 3사 모든 사업자가 할당 조건을 이행했으나 28㎓ 대역은 미달한 것으로 평가했다. 3.5㎓ 대역에서는 통신사업자 3곳 모두 70점 이상을 받아 조건을 맞춘 것으로 평가됐지만, 28㎓ 대역에서는 SK텔레콤 30.5점, LG유플러스 28.9점, KT 27.3점을 각각 받았다. SK텔레콤만 할당 취소 기준인 30점을 넘겼다. 정부는 지난 2018년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연도별 망 구축 목표를 이행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28㎓ 대역의 경우 기지국 등 망 구축 상황이 당초 목표의 10%대에 그쳤다는 것이다.
통신사들이 남아 있는 의무 구축 수량 90%를 채우기 위해서는 수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주파수 반납으로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감을 낮출 수 있게 됐다. 28㎓ 주파수는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장애물을 피하는 회절성이 약해 훨씬 촘촘하게 기지국을 깔아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투자 비용을 수반하지만, 28㎓를 활용한 수익모델은 거의 없어서, 통신사들은 애당초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과기정통부는 조만간 SK텔레콤을 대상으로 5G 주파수 할당 이행점검에 나서고, 28㎓ 대역 기지국 구축이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에 미달한 경우 해당 주파수를 회수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상반기 내 ‘디지털 대전환 지원을 위한 스펙트럼 플랜(가칭)’을 발표할 계획이다. 차세대 스펙트럼 플랜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올해 주파수 이용현황 조사가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스펙트럼 플랜 관련 연구반과 3.7㎓ 관련 주파수 할당 연구반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아직 SK텔레콤에 28㎓ 기지국 구축 실적 요청을 하지 않았는데, 모든 점검이 공정해야 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으면 안 되는 만큼 프로세스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실적을 점검한 후 청문절차 등을 거쳐 다음 달 31일 전까지 최종 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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