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U+, 28GHz '5G 주파수' 할당 취소...SKT는 조건부 유예
2022-11-18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5세대(5G)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 할당을 취소함에 따라 추가 할당이 검토되고 있는 3.7~4.0㎓ 대역 주파수에 통신사의 신경전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KT·LG유플러스, 28GHz '5G 주파수' 할당 취소 결정
23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지난 18일 이 같은 내용의 5G 주파수 할당조건 이행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KT와 LG유플러스의 5G 28 ㎓ 대역 주파수 할당을 취소했다. 주파수란 데이터가 지나가는 고속도로 역할을 말하며, 주파수 대역폭이 넓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다. 5G용 주파수는 3.5㎓ 대역(3.42~3.7㎓)과 28㎓ 대역(26.5∼28.9㎓) 두 개다.
3.5㎓ 대역에서는 통신 3사 모든 사업자가 할당 조건을 이행했으나 28㎓ 대역은 미달한 것으로 평가했다. 3.5㎓ 대역에서는 통신사업자 3곳 모두 70점 이상을 받아 조건을 맞춘 것으로 평가됐지만, 28㎓ 대역에서는 SK텔레콤 30.5점, LG유플러스 28.9점, KT 27.3점을 각각 받았다. SK텔레콤만 할당 취소 기준인 30점을 넘겼다. 정부는 지난 2018년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연도별 망 구축 목표를 이행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28㎓ 대역의 경우 기지국 등 망 구축 상황이 당초 목표의 10%대에 그쳤다는 것이다.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박완주 의원(무소속)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5월 기준 통신 3사가 구축한 28㎓ 대역 5G 기지국 수는 5059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5G 주파수 할당 전 의무를 부과한 총 4만5215대의 11.2% 수준이다. 박 의원은 통신 3사 공동 구축 실적을 제외하면 2007대만 설치돼 의무 할당 수의 4.4%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5G 서비스용 주파수는 크게 3.5㎓ 대역과 28㎓ 대역으로 구분된다. 3.5㎓ 대역은 LTE(4세대이동통신)의 4~5배, 28㎓는 LTE의 20배까지 빠르다. 앞으로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열리거나 고도화된 증강현실(AR)·메타버스 서비스처럼 초대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때는 3.5㎓보다는 28㎓ 대역이 더 낫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대역은 고주파 대역으로 도달 거리가 짧고 직진성이 강해 신호가 빌딩과 같은 장애물에 쉽게 가로막히는 단점이 있다. 3.5㎓ 대역보다 전파 도달 거리가 10~15% 수준에 불과해 기지국을 3.5㎓ 대비 6~7배는 더 설치해야 한다. 전국 서비스를 위해선 20조원 이상의 인프라 투자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관계자도 "5G 중계기가 통신3사 모두 10% 밖에 안된다"며 "전국에 5G 주파수 중계기는 SKT·KT가 10%, LG유플러스가 12%로 미비하다"고 강조했다.
통신3사, 5G 주파수 추가 확보 경쟁 신경전 예상
이미 SK텔레콤은 3.7~3.72㎓ 대역을 추가 할당해줄 것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공식 요청한 상태다. 경쟁사 대비 가입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SK텔레콤은 5G 품질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SKT, KT, LG유플러스는 각각 동일하게 100㎒씩 보유하고 있지만 5G 가입자는 SKT 1246만, KT 794만, LG유플러스 569만(9월 말 기준)으로 차이가 난다. SK텔레콤의 경우 과기정통부의 주파수 할당 취소는 면했지만, 이용기간이 6개월 단축됐으며 내년 5월까지 1만5000국의 무선국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할당 취소될 예정이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인접 대역을 추가 할당받을 경우 총 120㎒를 보유하게 되므로 시장우위를 점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주파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지난 16일 오후 대전 유성구 LG유플러스 대전 연구개발(R&D)센터에서 2022년 정보통신분야 안전한국훈련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미래를 위해 제안한 것"이라면서 "과기정통부와 타사도 긍정적인 검토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3.7∼4.0㎓ 대역을 특정 통신사가 할당받기보다 통신 3사가 공동망으로 구축하자는 의견을 최근 과기정통부에 전달한 바 있다.
이러한 반발에 과기정통부 연구반에서는 3.7∼3.72㎓ 일부 대역은 연속 광대역으로 공급하는 것이 기존 전파정책이나 해외동향과 부합하다는 점, 일부 대역(20㎒ 폭)을 분리해 공급할 경우 잔여 280㎒ 폭의 이용 효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견 등을 바탕으로 구체적 공급방안을 종합검토 중이다.
통신 3사는 이러한 상황을 정부와 협력해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3사는 정부와 협력해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 개선을 포함해 5G 28GHz 대역 활성화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28GHz 대역의 활성화 위해서는 장비·단말·서비스 등 관련 생태계의 구축과 기업간거래(B2B)분야 실직적 수요가 필요한 만큼 활용방안을 찾기 위해 정부와 지속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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