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 유일 적자 '신세계건설'…"돌파구가 없다"

구원투수 정두영 대표 내세웠지만 해결책 없어 '난망'
미분양, 공사지연, 각종 사건사고 등 악재만 이어져
최형호 기자 2023-04-11 11:53:33
[스마트에프엔=최형호 기자] 국내 시공순위 34위인 신세계건설이 연이은 악재로 시련의 시기를 겪고 있다. 미분양을 비롯해 공사지연, 공사현장 사고 등 경영 환경 악화에 각종 사건 사고까지 이어지면서 급기야 신세계 그룹내 유일한 적자 계열사로 전락했다. 신세계건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말 구원투수 로 정두영 대표를 내세웠지만, 현재까진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사진=신세계건설

정두영 대표는 1990년 신세계건설에 입사해 32년 동안 근무한 정통 건설맨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위개 타개를 위해 신임하던 윤명규 전 대표 대신 정 대표를 내세울 만큼 그룹 내 기대가 컸던 인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정 대표 또한 현재까진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경기 침체와 실적 부진 여파를 해결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신세계건설은 최근 공사현장사고 악재까지 겹치며 난제에 부딪힌 상황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의 작년 매출은 1조 4324억원, 영업이익은 2021년 384억원 흑자에서 120억원 적자 전환했다. 당기 순이익은 262억원 흑자에서 14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 대비 계열사 매출은 2017년 63.2%, 2018년 65%, 2019년 60.5%에 이른다. 신세계건설은 그룹 내 유일한 적자 계열사다. 

◆ 연이은 사고…여전한 '안전관리 미흡' 

지난달 29일 신세계건설이 울산 남구 신정동 일대에서 시공하는 '빌리브 리버런트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항타기가 넘어졌다. 인근 원룸 3곳을 덮쳤고, 임산부 등 주민 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곳은 2025년 11월 지상 29층 4개 동 311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가장 큰 원인은 신세계건설의 시공 과정에서의 문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봄철 해빙기에 항타기 점검은 필수인데, 신세계건설은 항타기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비단 이번 항타기 붕괴뿐만 아니라, 신세계건설은 그간 공사현장 사고가 연이어 터지며 '안전관리 미흡' 건설사라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지난해 4월에는 신세계건설이 시공하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오포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A씨가 물류센터 공사현장에서 지게차에 치이는 사고가 났다. A씨는 이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했다. 사고당시 현장에는 폐쇄회로(CC)TV와 안전 가드레일은 물론 건설현장에서 필수적인 신호수나 유도자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5년에는 신세계건설이 시공을 맡은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오전 11시께 공사장 지하 5층에서 콘크리트 타설작업 중 바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작업자 12명이 4m 아래로 추락해 중경상을 입었다. 그해 9월 국토교통부는 벽체에 용접한 철골보 지지용 브라켓의 용접 불량, 이를 확인하지 않은 공사관리 부실을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 때문에 현장소장 등 책임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같은해 10월에도 이곳 공사장 지하 6층에서 또 사고가 발생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사고의 주요 원인은 신세계건설의 시공 과정에서의 문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사고 책임비율은 신세계건설이 약 67%나 됐고, 곧바로 해당 책임비율에 따라 보강공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리브 리버런트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항타기가 넘어져 인근 원룸 3곳을 덮쳤고, 임산부 등 주민 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사진=연합뉴스

◆실적부진 현재진행형…서울에서도 미분양

더 큰 문재는 신세계건설이 실적부진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다는 점이다. 신세계건설 실적은 전년과 비교해 바닥을 치고 있다. 설상가상 미분양, 공사지연 등 악재가 겹치며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지난해 신세계건설은 매출 1조4335억원에 영업손실 25억6968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실적과 비교해 매출액은 14.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2013년 어닝쇼크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부채비율 또한 높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55%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재무 안전성에 '적신호'로 판단한다.

적자가 늘어나게 된 것은 주택사업 비중 때문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 신세계건설 주택사업 비중은 2020년 29.5%였던 것이 2022년 35.3%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 시기 국내 부동산 시장은 암흑기에 접어들었고, 신세계건설 또한 미분양 리스크를 피하지 못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작년 신세계건설은 매출 1조4335억원에 영업손실 25억6968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실적과 비교해 매출액은 14.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였다. 

미분양 물량도 쌓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이 작년 분양한 아파트 4곳 모두 '완판'에 실패했다. 울산 '빌리브 리버런트', 대구 '빌리브 헤리티지', '빌리브 루센트'는 1·2순위 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특히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빌리브 디 에이블'은 흥행불패라는 서울에서 분양했음에도, 역대 최대 미분양이라는 오점을 남겼다. 빌리브 디 에이블은 총 256가구 중 245가구가 미분양 물량이다.

설상가상 일부 현장은 공사기간 지연으로 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구리갈매 지식산업센타의 완공 예정일은 다음달 31일이었지만, 내년 1월 31일로 245일이 늘어났다. 대구 본동3 주상복합아파트의 완공 예정일은 오는 2025년 1월 30일에서 같은 해 7월 28일로 179일 증가했고, 서울 장충동 교육연구시설 신축공사는 지난 1월 31일에 완공돼야 하지만 오는 6월 30일로 연기됐다.

이 밖에 대구 감삼동 주상복합(빌리브 스카이), 대구 삼덕동 주상복합(빌리브 프리미어), 광주오포물류센터 신축공사(A3 BL)는 공사 예정일이 100일 이상 늦어지고 있다. 아쿠아펫랜드(상가동), 광주 농성동 주상복합(빌리브 트레비체), 화성JW물류센터신축공사, 아난티 강남호텔 신축공사, 동탄2 신도시 트레이더스 신축공사 등도 최소 40~61일 연기됐다.

이런 이유로 신세계건설의 미청구공사금액은 180억7000만원으로 전년 141억원 대비 28.2% 증가했고, 공사 미수금은 2440억5000만원으로 전년 1406억4000만원 대비 73.5% 증가했다. 

가장 큰 문제는 신세계건설의 이같은 실적 부진, 미분양, 공사지연 등의 해결책이 뚜렷하지 않다는 데 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 대표를 선임했지만, 정 대표가 겹겹이 쌓인 악재를 과연 풀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시각이 강하다. 오히려 건설경기 불황으로 신세계건설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할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신세계건설이 미분양, 공사지연 등 으오 인한 비용증가를 해결하지 못하면 재무구조는 현재보다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형호 기자 rhyma@smartfn.co.kr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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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일
    김성일 2023-08-18 18:40:14
    신세계건설? 너무 비싼 고분양가..그리고 나홀로 ..아파트도 아닌것이 그 분양가이면 반성해야지..
    서울 신촌에 짓고있는걸 자사 직원들에게 무이자로 줄태니까 구입할사람 구입하라고해도 미분양 일겁니다.
    고 마진을 바야 남은 공사장에 손실을 매울수있는것인지 아니면 건설쪽 비리 문제가 있는것을 분양가에 첨부해야하는 것인지 알수없지만 그냥 이마트나 지어서 나눠먹는게 답일듯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