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HD현대중공업 LNG선박 수주 1위…“이유가 있었네”

여의도 3배 면적…도크 11개·골리앗 크레인 11기 보유
창립 이후 총 95척 LNG선박 건조…다양한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신종모 기자 2023-04-06 09:09:55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지난 4일 실제로 마주한 HD현대중공업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여의도 면적의 3배(635만m²)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와 건조 중인 수십 척의 선박에 혼을 빼앗겨 버릴 정도였다. 

이날 기자들을 태운 버스가 HD현대중공업에 들어서자 믿기 힘든 광경이 연출됐다. 태어나 처음 보는 선박 블록을 실은 트랜스포터(대형 블록을 운반하는 특수 차량)가 쉴 새 없이 지나다녔으며 그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HD현대중공업 3도크에서 건조중인 LNG운반선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무엇보다 HD현대중공업의 꽃이라 불리는 ‘골리앗 크레인’이 압도적인 위엄을 뿜어냈다. 골리앗 크레인은 아파트 36층(109미터) 높이이며 최대 중량은 1290톤에 달한다. 울산에는 10대의 골리앗 크레인이 있는데 가장 큰 골리앗 크레인은 해양 야드에 설치된 2기의 1600톤 크레인이다. 

골리앗 크레인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파트 14층 높이의 17만 4000㎥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마주했다. 탄성이 절로 나올만한 크기였다. 

이날 LNG운반선 승선이 프레스 투어의 백미였다. 하지만 승선의 기쁨도 잠시 가파른 수십 개의 계단을 맞딱드렸다. 애초 공사장 엘리베이터가 있었으나 인원수 제한으로 어쩔 수 없이 도보로 갈 수밖에 없었다. 

쉴 새 없이 계단으로 오르며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를 쯤 선박의 맨 꼭대기인 조타실(휠하우스)에 도착했다. 조타실은 선박을 조종하는 공간을 말한다. 

17만 4000㎥ LNG운반선 조타실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최첨단 시설이 구축된 조타실은 영화에서 볼법한 자태를 드러냈다. 다만 기대했던 타륜(Steering Wheel)이 커다란 원목이 아닌 일반 자동차 것과 비슷해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이만수 HD현대중공업 책임매니저는 “현재 건조 중인 LNG 선박에는 자율운항 기술들이 상당 수준으로 탑재됐다”며 “선원이 직접 운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직 자율주행 레벨 2단계 이기 때문에 조향할 수 있는 선원은 꼭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컴컴한 조타실을 벗어나 네비데크(NaviDech)에 들어서자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현재 건조 중인 선박과 바다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여느 유명 휴양지와 맞먹는 조망을 자랑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 건조에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LNG운반선은 운송하는 LNG가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영하 163도 이하의 온도 유지가 중요하다. 

LNG를 담는 화물창은 1·2차 방벽 등 이중으로 만들어지며 두께는 7미터에 달한다. HD현대중공업은 화물창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스테인리스 강판 대부분을 포스코에서 공급받아 사용한다. 

17만 4000㎥ LNG운반선.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은 창립 이후 현재까지 총 95척의 LNG선박을 건조했다. 수주잔량(남은건조량·152척) 중 LNG선박의 비율도 34.2%에 달한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총 38척의 선박을 인도했다. 올해는 46척(특수선 2척 포함)의 선박을 건조해 인도할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 12조 1000억원이며 수주 목표는 94.4억달러(약 12조 4100억원)다.

이 책임매니저는 “HD현대중공업의 LNG운반선은 아직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최첨단 기술력의 집합체”라면서 “환경규제에 발맞춰 LNG건조선을 포함해 다양한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늘어나는 선박 수주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교육원을 운영해 많은 외국인 교육생을 양성하고 있다. 

기술교육원에서는 인공지능(AI), 혼합현실(MR) 활용 용접 교육, 도장 교육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를 활용한 교육을 개발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외국인 교육생 580명 모집했으며 올해는 수주와 건조가 많아 연수생 모집 목표를 1000명으로 잡았다. 이외에도 국내 인력도 모집하고 있다. 

교육 기간은 평균 2.5개월 정도다. 교육 비용은 HD현대중공업에서 모두 부담하며 월에 100만원~150만원 정도 교육 훈련 수당도 챙겨준다. 이 수당은 일부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또 일부는 HD현대중공업에서 지급한다. 

HD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장인 신영균 HD현대중공업 수석매니저는 “우리 기술교육원에서 기술 배워 다른 제조업 분야에서 일하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하는 등 제조업 전반에서 두루 일할 수 있는 우수한 기술 인재들을 배출 중”이라며 “HD현대중공업에서 근무할 인력만 양성한다기보다는 국내 조선업을 위해 인력을 양성한다는 마인드로 교육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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