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배터리 상위 10위권 내 중국회사 6곳...LG에너지솔루션은 2위
2023-03-27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전기차의 핵심 부품 배터리를 전문업체에 맡기던 완성차 업체들이 하나 둘씩 자체생산에 나서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자체 생산을 통해 원가절감을 하기 위함이다. 이미 폭스바겐의 자회사 파워코와 테슬라, 볼보 등의 완성차 업테들이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생산해 자사 브랜드 전기차에 사용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본격적인 움직임에 들어갔다.
완성차업체가 배터리를 인소싱(자체생산)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원가절감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전기차에서 배터리는 전기차의 가격중 30%에서 많게는 40%를 차지하는 부품이다. 때문에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에서 타 업체보다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량 1위를 달성한 바가 있는 중국의 BYD(비야디)가 있다.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으로 마진폭을 줄이고 배터리 수급에 있어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는 이점을 잘 활용한 예이다.
테슬라는 완성차업체 중 배터리 자체생산에 가장 힘을 쏟는 업체 중 하나이다. 테슬라는 지난 2020년에 배터리 자체 생산을 발표했고 작년에는 4680배터리 양산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등 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4680배터리는 과거부터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던 테슬라의 차세대 규격 배터리이다.
현재 테슬라는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의 파나소닉 그리고 중국의 CATL에서 배터리를 수급하고 있다. 이 중 CATL은 중국기업으로 현재 미국의 대중규제로 인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테슬라의 입장에서 배터리 수급업체 중 한 축을 담당하던 CATL에서 배터리 수급이 어려워지는 것은 난감한 상황이다.
이같이 배터리를 외부에 맡기는 과정에서 수급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장기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식으로 테슬라는 배터리를 자체생산하려는 목표를 내세운 것이다.
테슬라 최근 국내 배터리 소재업체인 엘엔에프와 3조8000억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가 있다.
이외에도 지난달 호주의 광산업체에서 배터리 소재인 흑연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하는등의 움직임을 통해 2024년부터 2025년 사이 자사의 텍사스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30%가량에 자체 생산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의 움직임은 테슬라의 방식과 조금은 남다르면서도 공격적이다. 폭스바겐은 배터리 자회사인 파워코(PowerCo)를 지난해 7월 설립했다. 폭스바겐은 파워코를 글로벌 배터리 공급업체로 성장시켜 유럽과 북미시장에서의 배터리 수요를 늘릴 계획이다. 자회사 설립이라는 방식으로 폭스바겐도 배터리 자체 생산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파워코는 2030년까지 유럽전역에 240GWh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셀 공장 6개의 건립계획을 밝혔으며, 독일과 스페인등 유럽에서뿐만 아니라 최근 북미지역에도 투자를 감행했다. 미국의 IRA를 고려한 선택으로 보이는 이 투자는 북미지역에 속하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세인트토머스에 공장을 설립하는 내용이다. 파워코의 계획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면 유럽과 북미지역을 포함해 3개의 공장을 짓게되는 것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파워코가 테슬라와의 차이는 자회사의 여부가 아닌 바로 타 완성차 업체에도 배터리 셀을 판매한다는 계획에서 결을 달리한다.
폭스바겐의 토마스 슈몰 이사는 “파워코는 포드가 유럽에서 생산하는 120만대 분량의 전기차에 배터리 셀을 납품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가 있다. 이는 지금까지 확연하게 구분되어온 배터리업체들이 맡은 역할인 완성차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까지 폭스바겐이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파워코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의 수요량의 절반을 충족한뒤 나머지 생산되는 배터리를 포드 및 경쟁 완성차 업체들에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워코의 목표대로라면 포드는 시작일뿐 이후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완성차 업체의 자체생산 배터리...화재 위험 '리스크' 극복할까
하지만 배터리 자체생산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기술이 검증된 배터리 업체들에게도 생기는 전기차 배터리의 고질병인 화재 위험이라는 변수를 그대로 안고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미국의 제네럴모터스(GM)이 생산하는 쉐보레의 볼트EV에서 일어난 화재가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당시 볼트EV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되어있었는데, 화재가 일어난 원인이 배터리로 지목돼 LG에너지솔루션은 차량 리콜에 있어 막대한 리콜 부담금을 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지난 2월 SK온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은 포드의 F-150라이트닝 모델에 배터리 이슈가 생겨 조지아 공장이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사례도 있다.
이러한 리스크 및 기술력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자체 생산 움직임이 당장 국내 배터리 업계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수율이 문제로 꼽히는데, 일반적으로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세운 후에는 2년에서 4년정도가 지나서야 수율이 안정화 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가 폴란드 공장에서도 수율 안정화에 4년이 걸린 만큼 수율 안정화부분에서 테슬라나 폭스바겐의 파워코가 안정화를 하기에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품질이 우수한 배터리를 저비용에 필요한 만큼 생산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위 완성차업체들이 즉각적인 위협이 되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그 외에도 테슬라나 폭스바겐의 파워코가 배터리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온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 걸리는 시간만큼 국내 배터리 업체는 더 발전된 배터리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김필수 교수는 “현재 완성차업체 중 배터리 자체생산에 가장 앞서 있는 것은 테슬라이며 전기차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면서 배터리 자체생산에 대한 움직임을 오랜 시간 준비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당장 해외 완성차업체들의 배터리 생산계획이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 배터리업체의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며 이를 위해 장기간 연구하고 투자해온 결과물이며 이제 막 배터리에 인소싱에 뛰어든 테슬라나 폭스바겐의 파워코는 미래의 배터리 수급 불안정이라는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투자의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평가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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