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구속에 대형화재...대형 악재 속 바람잘날 없는 한국타이어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 등으로 구속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타이어 40만개 불타고 전면 생산 중단
노사 갈등도 리스크...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와 임단협 마무리 못해
박재훈 기자 2023-03-13 15:06:12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국내 1위 타이어기업 한국타이어가 조현범 회장 구속에 노사 갈등 리스크에 이어 대전공장의 화재로 대형 악재가 터졌다. 조현범 회장의 구속으로 인한 총수부재의 상황인 가운데 이번 화재로인해 막대한 손해를 입은 한국타이어는 13일 오전 기준 주가가 4% 하락하는 등 총제척인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12일 저녁에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 화재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공장의 물류동에 있던 타이어 40만개가 불에 타 소실됐으며 2공장은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하루 생산 물량 4만~4만5000개에 이르는 대전공장의 생산이 모두 멈췄고, 향후 복구에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 주 조 회장의 구속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난 대형 악재다.

해당 화재로 인해 KTX와 SRT 등 고속열차 운행에 차질이 생겼으며 대전공장 반경 1㎞ 내 신탄진초등학교와 신탄진중학교, 신탄진중앙중학교, 이문고등학교 4개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의 안전을 이유로 13일 오전 긴급 안내 문자를 발송하는 등 공장 인근 지역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전날 오후 10시 9분께 시작된 화재가 13일 오전 6시 30분 현재까지 8시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8조3942억 원, 영업이익 70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5%, 9.9% 실적이 증가했었다. 특히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이는 동시에 자동차 수요 감소세가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올해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조 회장의 구속과 이번 화재로 인해 한국타이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조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마치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회장은 2020∼2021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음을 인지하고서도 리한의 박지훈에게 계열사 MKT(한국프리시전웍스) 자금 130억원 가량을 빌려준 것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혐의와 동시기에 회삿돈으로 개인 집수리 및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를 받았다.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당시 검찰이 파악한 조 회장의 횡령·배임액은 200억원대에 달했으며 그외에도 한국타이어가 2014∼2017년 MKT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값에 구입해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것에 관여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도 있었다.

조 회장의 구속이라는 상황 속에서 밤 사이에 일어난 화재로 한국타이어는 막대한 손해를 피해갈 수 없게됐다. 이번 화재로 인해 완제품 손실뿐만이 아니라 공장 생산기지 일부가 전소되었기 때문에 피해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의 대전공장은 화재가 발생한 2공장을 포함해 전체 가동이 중단되었으며 생산 재개 예정일은 미정인 상황이다.

앞서 조현범 회장은 2019년 뇌물수수혐의로 인해 구속된 바가 있었다. 2019년 당시 조 회장은 하청업체로부터 납품의 대가로 돈을 받은 것과 계열사 자금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었다. 조 회장은 이듬해 3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재판을 받고 4년만에 다시 구속된 것이다.

대전공장은 한국타이어의 생산량중 20%를 차지하는 주요공장 중 하나이다. 이런 악재속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총수의 부재와 공장화재까지 겹쳐 한국타이어는 비상경영에 시동이 걸렸다.

또한 한국타이어는 노사 갈등 리스크도 존재한다. 아직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들과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으며, 이들 노조원들이 게릴라성 파업을 벌이는 등 노사 갈등이 여전하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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