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변심한 넷플릭스…'계정 공유' 단속 옳은 것인가?

이르면 3월부터 '계정 공유' 단속 추측…넷플릭스 측 "확정된 바 없어"
'프리미엄 멤버십' 인원 4명에서 6명으로 확대…"월 1만7000원"
황성완 기자 2023-02-03 10:42:27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1분기(1~3월) 말 계정 공유 유료화 확대를 선언함에 따라 이르면 3월부터 '계정 공유' 단속에 들어갈 예정이다.

넷플릭스 CI

3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자사 고객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앞으로 가구 구성원 외 타인 간 계정 공유에 대해 금지한다고 안내하며, 가구 구성원 외 타인 간 계정 공유 금지를 공식화했다.

계정 소유자와 함께 거주하지 않는 이용자는 모두 금지 대상에 해당된다. 한 가구에 거주하는지는 계정 소유자가 로그인한 디바이스의 지식재산권(IP) 주소와 디바이스 ID 및 계정 활동과 같은 정보 등에 의해 판별된다. 계정 소유자의 거주지와 다른 주소에서 로그인을 시도하는 경우 '디바이스 인증' 절차가 요구된다. 계정 소유자의 이메일 주소 혹은 전화번호로 넷플릭스가 링크를 전송, 이용자는 15분 이내에 해당 링크로 접속해 4자리 인증 코드를 입력해야 한다.

계정 소유자의 경우 거주지를 이탈에도 별도의 디바이스 인증 절차가 요구되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간 외부에서 머무는 경우 디바이스를 인증하라는 메시지가 종종 표시될 수 있다는 것이 넷플릭스 측의 설명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최근 주주서한을 통해 1분기 내 가족 외 타인 간 계정을 공유하는 행위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 막아서 수익성 개선 노림수

이러한 넷플릭스의 행보는 지속적으로 대규모 가입자들의 이탈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계정 공유를 막아 수익 모델을 개선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총 가입자 수 2억2300만명 중 현재 계정을 공유하고 있는 가입자는 1억명이 넘을 것으로 넷플릭스는 추정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20만명, 2분기에는 97만명에 달하는 구독자 수 감소를 겪으며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이후 3분기와 4분기 구독자가 증가하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성장 정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해졌던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9% 증가한 78억5000만달러(약 9조7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순이익은 5500만달러(약 680억원) 감소했다.

또, 넷플릭스는 지난해 5월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포스트 등 주유 외신을 통해 실적 부진 여파로 직원 150명을 해고했다고 알렸다. 상장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마주한 넷플릭스가 생존 방안을 찾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선 만큼 이번 정리해고 조치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매출 증가세 둔화는 지출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뜻"이라며 "이번 정리해고는 개인의 성과와 무관하고,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회사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넷플릭스의 정리해고 조치에 이어 자발적으로 별개로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도 포착됐었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매체는 "주가가 급락하고 기업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넷플릭스를 떠나려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스트리밍 업계에서 손꼽히는 넷플릭스 스타급 직원들도 HBO 맥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플러스 등 경쟁 업체로의 이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구독자 감소보다 더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계정 공유 3월부터 단속 예정

넷플릭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계정 공유 단속에 대해 말해오고 있다. 이미 칠레·페루·코스타리카 지역에서는 넷플릭스가 한 가구에 함께 살지 않는 가족, 친구와 함께 콘텐츠 시청 계정을 공유하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계정 공유 금지를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애초에 넷플릭스가 말한 계정 공유의 취지는 '하우스 월드'로 같은 집안에 있는 사람들이 여러 디바이스로 동시에 접속해 이용할 수 있는 것이지 친구 및 지인들과 공유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단속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월 1만7000원에 최대 4명이서 동시 접속이 가능한 프리미엄 멤버십의 혜택을 늘렸다. 기존 4명에서 6명으로 콘텐츠 저장 디바이스 개수를 늘리는 것이 골자다. 넷플릭스는 프리미엄 멤버십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내려받아 저장할 수 있는 기기 개수를 기존 4대에서 6대로 확대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더 많은 디바이스에서 오프라인으로 시청하기를 원하는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마련했다"며 "사용기기를 전환하거나 여행 중 콘텐츠를 시청하고 싶은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1분기(1~3월) 말부터 계정 공유 유료화 확대를 선언했기 때문에 따라 이르면 3월부터 '계정 공유' 단속에 들어갈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방식은 칠레와 페루에서 사용하던 3000원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과하는 방식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 관계자는 "계정공유 금지는 국내에 언제 도입되고, 칠레 페루에서 사용된 방식을 사용할 지 미지수"라며 "공유 단속을 급작스레 진행하지 않고, 사전 예고를 충분히 한 뒤에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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