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22년 조선업계 최대 이슈는…대우조선해양 불법파업·한화그룹 인수

하청지회 51일간 불법파업 자행…1조원 이상 누적 손실
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조선 ‘빅3’ 구도 확립
신종모 기자 2022-12-29 11:02:50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글로벌 공급망 불안,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와 철강 등 원자잿값 상승 등의 복합적 위기 속에서도 역대급 수주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결론은 결과는 좋았으나 과정은 순탄치 않은 셈이다. 국내 빅3 조선사 중에서 유독 대우조선해양 이슈가 컸던 해였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의 불법파업 장기화로 천문학적인 손해를 봤으며 하청지회의 불법 옥포조선소 내에서 건조 중인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점거로 선박 진수가 늦어져 중국과의 수주 경쟁에서 밀리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조합원이 지난 7월 6일 오후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선박 건조시설 1 도크 내 건조 중인 30만t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에서 농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불행 중 다행으로 그동안 경영난에 허덕이던 대우조선해양이 한화라는 새 주인을 맞으면서 다시금 재기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하게 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조선업계는 대우조선해양 이슈로 여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사상 초유 불법 도크 점거

하청지회는 지난 6월 2일 파업에 들어가면서 불법으로 1도크를 점거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창사 이래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진수 작업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51일간 이어진 장기 파업으로 1조 이상의 누적 손실을 봤다. 다행히 사측과 하청지회가 꾸준한 대화를 통해 지난 7월 22일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하면서 사상 유례없는 불법파업이 종료됐다. 

하청노조의 불법파업으로 6월에만 28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하청지회의 불법파업에 따른 하루 손실은 매출감소 260억원, 고정비 손실 60억원 등을 합해 총 320억원에 달했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파업과정에서 발생된 제반 문제에 대해 ‘법과 원칙’의 기조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사측은 “이번 손배소의 대상을 집행부로 한정했다”며 “이는 향후 불법점거 및 파업의 재발을 방지하고 법 테두리 내에서의 건설적인 노사관계와 상호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소송가액에 산정되지 않은 부분은 추후 손해금액의 산정이 가능한 시점에 소송 진행 결과, 승소 가능성, 손해 금액 회수 가능성 등을 고려해 필요시 청구취지 확장, 변경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한화 품에 안긴 ‘대우조선해양’ 빅3 공정 경쟁 가시화 

한화그룹이 14년 숙원사업이었던 세계 4위 조선업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 체결로 ‘빅 사이클’ 초입에 진입한 조선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16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신주인수계약(본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9월 26일 대우조선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 입찰과 실사, 해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다만 최종 인수까지는 방산업체 매매 승인, 기업결합 심사 등 국내외 인허가 취득에 통상 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과 남은 인수 과정을 성실히 이행해 내년 상반기 중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본계약 체결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유동성을 확보함으로써 조기 경영정상화를 추진한다”며 “이를 발판으로 한화그룹과 글로벌 방위산업,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시너지를 강화,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빅3가 수주의 90%가량을 독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 품에 안긴 대우조선해양이 경쟁력을 회복한다면 ‘빅3’ 간 공정한 경쟁 구도가 이뤄져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