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난 해소되고 있지만..."앞으로 2~3년은 더 걸릴 것"

완성차 5개사 생산량 전년대비 4.6% 증가
박지성 기자 2022-11-02 09:49:28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신차 수요 증가에 빠르게 대응하며 고객 납기일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부터 차량용 반도체 난이 점차 해소되며 국내 완성차의 국내외 판매량도 3개월 연속 전년동월 대비 늘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생산량은 총 269만5770대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4.6% 증가했다. 생산이 늘어난 것은 부품 공급이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공급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문 대기량이 워낙 많이 밀려 있어 출고 기간을 줄이는 데 여전히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실제로 판매량 증가와는 달리, 국내 신차 출고 기간은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전월 대비 길어졌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해소되고는 있으나 그 속도가 더디고 그동안 쌓인 수요를 감당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해 말부터 차량 생산을 늘리기 위해 주말 특근 등을 늘릴 예정이며, 점차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풀리고 있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 신차 주문이 워낙 밀려 있어 차량 출고 정상화는 갈 길이 멀다. 올해 9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는 작년 9월보다 23.8% 증가했지만 1~9월 누적 집계에선 여전히 마이너스5.9%다.

내수 판매는 올 1~9월 현대차·기아, 한국자엠, 르노코리아자동차 등이 모두 작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반면 쌍용자동차만 19.2% 증가했다.

차량용 반도체난 점차 해소...수요 적체 해소엔 역부족

반도체 난 해소에 대한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량과 생산량 증가가 반도체 난에서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반도체 난은 지난해 보다 더 나아졌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언제까지 갈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답도 불분명한 상태로 적어도 2~3년은 더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난이 실제로 해소되고 있다고 하지만 반도체 확보에 관한 것은 각 회사들마다 공개하고 있지 않는다"며 "판매량과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것으로 반도체 난이 해소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코트라 보고서/ASMR KOREA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 난 해소가 눈에 보일만큼 빠른 속도가 아니라, 그동안 쌓인 수요적체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 백오더는 여전히 100만대 이상으로 알려졌다. 신차 수요에 대한 공급이 정상화가 되려면 내년까지 가봐야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점차 대기기간이 길어지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이달과 지난달, 9월을 비교해보면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20개월(9월)에서 24개월(10월,11월)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20개월(9월)에서 24개월(10월,11월) △제네시스 G80 전기차는 5개월(9월)에서 7개월(10월), 10개월(11월)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6개월(9월)에서 7개월(10월,11월)로 길어졌다.

9월 출시된 아이오닉6의 경우 신차 출고까지는 18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아이오닉5와 EV6의 납기는 각각 12개월, 14개월로 나타났다.

겟차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는 제네시스 GV80이 30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고 발표됐다. 이는 현대차와 제네시스 중 가장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모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출고 지연 증상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유는 생산량이 증가하더라도 계속해서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차량용 부품 공급이 이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친환경차에 인기가 높아지면서 부품이 더욱 많이 들어가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는 더욱 출고 기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친환경차를 제외한 내연기관차 모델은 예상 납기일이 줄어든 모델도 있다. 지난 9월 제네시스 G90 세단은 6개월이 소요됐지만 지난달 4.5개월로 줄었으며 이달은 4개월까지 줄었다. 싼타페 디젤 또한 지난 9월 12개월에서 지난달 11개월, 이달 10개월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점차 친환경차를 선호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내연기관차는 출고 기간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며 친환경차는 부품공급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계속해서 차량 출고 기간이 길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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