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최근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한시적으로 장비를 수입하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유예 기간이 1년으로 한정돼 이들 기업은 중국 생산기지 이전과 수출 다각화 등의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필요한 장비를 1년간 미국의 별도 허가 없이 공급받기로 협의가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들 기업은 향후 1년간 허가 심사 없이 장비를 공급받게 돼 중국 내 생산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상무부가 이번에 제한한 통제 조치는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nm 내지 14nm) 등을 초과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미국 기업이 중국에 판매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했다.
동시에 중국 내 생산시설이 중국 기업이 소유한 경우도 수출이 전면 금지된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현지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산시(陝西)성 성도 시안(西安)시에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다. 시안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 생산의 40%가량을 차지한다. 또한 쑤저우에도 반도체 후(後)공정인 패키지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중국 장쑤성 우시에 D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D램 생산량의 50%를 생산하고 있다. 또 랴오닝성 다롄에서는 낸드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은 기존 중국 공장에서 반도체 장비를 추가 도입하거나 유지 보수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주요 고객사 공장에 인력을 배치해 장비의 관리와 유지 보수도 함께 진행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에 장비업체 인력이 항상 상주하고 있어 장비 관리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유예기간이 제한적이어서 개별 심사를 위한 절차 지연이나 기술 유출 등의 부담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도 예의 주시해야 한다”면서 “수출을 많이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수출 비중을 줄이거나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현재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중국 현지에서 만드는 제품은 대부분 중국 내수용으로 소비된다. 주요 고객사는 애플, 델, HP 등 미국 회사이기 때문에 수출 다각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41.9%에서 올해 1분기 42.7%, 2분기 43.4%로 2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어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마이크론을 따돌리고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2분기 시장 점유율은 각각 28.1%, 23.6%였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1위를 고수했다. 자회사 솔리다임 포함한 SK하이닉스는 20.4%로 2위였다. 이어 일본 키옥시아(16%),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각각 13%) 등 순이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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