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조합, 8000억 대출 포기…상가문제는 여전

정상위, 해임발의 그대로…상가문제 해결 여지는 의문
이하영 기자 2022-07-19 16:30:13
지난 17일 둔촌주공 조합에서 김현철 조합장 사퇴 관련해 보낸 메시지 중 달라진 상가 관련 내용./사진=정상위 카페
지난 17일 둔촌주공 조합에서 김현철 조합장 사퇴 관련해 보낸 메시지 중 달라진 상가 관련 내용./사진=정상위 카페

[스마트에프엔=이하영 기자] 둔촌주공아파트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사업이 해외 사모펀드 개입 우려가 돌았던 대출을 포기하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그러나 상가문제는 답보상태로 아직 사태 해결의 전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19일 둔촌주공 조합은 전일 조합원에 “오후 6시 긴급 이사회를 열고 박석규 재무이사를 조합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며 “대위변제 대비를 위한 대출안을 더 이상 검토하지 않기로 했으며, 빠르게 시공사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아 공사 재개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현재 다수 조합원들이 뜻을 같이하고 있는 둔촌주공정상화위원회(정상위)는 논란이 됐던 대출금을 빌려줄 새 대주단(은행 등 금융기관) 영입 포기 소식에 한결 차분해진 상태다. 대출 추진 중지가 긍정적인 면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상위 “집행부 대화하자…해임발의서는 그대로”

정상위는 남은 조합 집행부에 “현 조합 집행부의 사업추진 동력과 신뢰는 완전히 붕괴됐다”며 “직무대행자가 정상위와 일부 안건을 논의하고 총회를 소집해 일정을 앞당길 수 있게 협조해 달라”고 밝혔다.

현 조합 집행부에 정상위가 논의하자고 밝힌 일부 안건은 ▲공사재개에 걸림돌이 되는 총회결의 및 대의원회 결의 등을 취소하는 안건 ▲새 조합 집행부 선출을 위한 안건 ▲기타 사업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안건 등이다.

그러면서 “남은 집행부가 이러한 제안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해임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것은 유효하다”며 “조합원님들은 금주 내 해임발의서 제출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현철 조합장은 갑작스런 사퇴로 3개월여에 걸친 공사 중단 및 상가 분쟁 사태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정상위는 현 조합 측 대응이 무조건 시공사업단과 서울시에 책임을 돌리던 때보다 한풀 수그러든 것으로 판단했으나, 현 집행부 존속을 위한 시간 끌기 의도가 명백한 만큼 공사 재개 등과 관련해서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합문자, 상가문제 책임소지 번복은 우려점

이달 초 서울시가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사이의 중재안을 발표하며 둔촌주공 사태는 급물살을 탔다. 서울시는 5600억원 상당 공사비 증액 등 8개 안은 모두 합의가 됐으나 마지막 안인 상가분쟁 건이 합의되지 않아 공사재개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둔촌주공 조합은 “시공단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는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 조합 집행부 중 다수가 상가 지분쪼개기에 참여했다는 말이 퍼지며 조합의 입지가 좁아졌고, 결국 김현철 조합장의 사퇴로 이어졌다.

하지만 상가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뇌관 상태 그대로다. 다수 조합원들은 지난 17일 조합에서 보낸 문자 중 상가 관련 내용이 달라진 부분에 집중한다.

이날 현 조합은 상가문제와 관련해 처음에는 “특히, 상가문제는 현 상가대표 단체가 모든 법률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협상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과 30여분 뒤 “특히 상가문제는 상가대표 단체가 모든 법률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협상하겠다”라고 바뀌었다.

바뀐 문자내용은 '현 상가대표' 에서 '현'이 빠지고 그냥 '상가대표' 로 표기한 부분(사진 참조)이다. 이는 '현 상가조합'이 '아닌 ‘구 상가조합’에게 법률적 책임을 묻겠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정상위 네이버 카페에서도 “상가문제 해결 의지가 아직은 없다” “너무 신뢰가 안 간다” 등의 성토가 이어져 아직까지 현 조합의 대응에 불안해 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1@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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