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없어진다...'새벽 배송' 허용
2024-01-22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정부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과 심야시간대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도록 규제 개혁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 2010년부터 전통시장을 살리고 중·소상공인을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시행한 유통산업 발전법이 변경될 지 주목된다. 이렇게 된다면 매월 휴무날에 온라인 배송조차 막는 것이 사라져 홈플러스·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달 29일 유통산업 발전법에 관련한 규제개선 과제 44개를 정하고 소관 부처와 협의에 들어갔다.
현재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매달 이틀씩 의무적으로 휴업해야 하며, 이날에는 온라인 배송조차 금지된다. 영업시간도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제한을 받아 영업이 끝난 이후에는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상품의 △분류 △포장 △배송작업을 진행할 수 없어 영업시간 내에만 제한적으로 배송이 이뤄졌다. 이는 전통시장을 살리고 중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 지난 2010년부터 시행됐다.
공정위는 대형마트 영업규제 영향에 대한 연구용역과 신용카드 빅데이터 분석 실증 자료를 검토 후 규제개선 과제로 포함시켰다. 처분 권한이 있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도 각 지역 대형마트 의무휴업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또, 온라인배송 시장이 전통시장 등 소상공인의 업무영역과 겹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배송 규제가 없는 온라인 업체와 달리 대형마트에만 온라인 배송을 규제하는 것은 시장 경쟁 제한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며 "소비자 편익도 저해되는 만큼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규제 부처와의 협의를 마치면 휴업일에 문을 닫더라도 배송 업무는 평일처럼 할 수 있도록 바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조여놓은 유통업계의 숨통도 트일 것으로 관측된다. 규제가 개선되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전국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삼아 새벽배송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업계는 유통산업 발전법에 따른 규제로 인해 전통 시장의 이윤이 크게 증가하지도 않고, 마켓컬리·쿠팡 등 이커머스 업계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주장한다. 대형마트 측은 해당 법이 시행된 이후부터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법 시행 이후부터 홈플러스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평일에 배달을 하는 것과 주말에 배달을 하는 것은 천지 차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시장을 위해 만든 취지가 현재는 변절됐다. 새 정부에게 유통 규제 개혁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미 법이 제정된 지 오래돼 소비자들도 이를 고려해 미리 장을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로 인해 쇼핑 선택권 제한 등 고객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며 "오프라인 중단에 이어 온라인도 전면 중단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의견도 동일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객 불편을 초래하는 규제에 대해서는 완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마트 점포 물류센터인 PP(피킹·패킹)센터는 전국 120여개에 달한다. 전국 PP센터의 촘촘한 물류망을 앞세워 새벽배송 권역을 넓히면 전국 단위 새벽배송 인프라를 갖춘 쿠팡과의 직접 경쟁도 가능해진다. 홈플러스도 SSM을 포함한 전국 470개 점포 중 약 80%를 물류거점으로 활용 중이다. 점포 풀필먼트를 통해 마트직송 서비스를 새벽배송으로 넓힐 수 있다. 롯데온도 비용 효율 문제로 철수했던 새벽배송 서비스를 대형마트 점포를 활용할 경우 재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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