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심사 통과 '총력'..."韓, FSC 2개 생존 불가능"

박지성 기자 2022-05-23 15:07:17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대한항공은 가용한 전사적 자원을 총 동원해 해외 기업결합심사에 대응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대한항공이 해외 경쟁당국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심사 통과를 위해 국내·외 항공사들의 신규 진입까지 설득하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필수신고국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과 임의신고국인 영국, 호주에서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 EU, 영국, 호주 경쟁당국이 양사의 결합 이전과 유사한 경쟁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규 항공사의 진입을 요구하고 있다. 신규 항공사 유치를 위해 최고 경영진이 직접 해외 현지를 방문해 협력 관계가 없던 경쟁사들의 신규 진입까지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각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조속한 승인을 받기 위해 5개팀 100여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운영하면서 맞춤형 전략을 시행 중이다. 해외 경쟁당국 심사 현황 총괄을 위해 글로벌 로펌 3개사, 개별 국가 심사에 대응하기 위해 로컬 로펌 8개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전문성 확보를 위한 경제분석업체 3개사, 협상전략 수립 및 정무적 접근을 위한 전문 자문사 2개사와도 손을 잡았다.

대한항공은 미국 경쟁당국에 지난해 1월 설명자료를 제출하고 그해 3월 신고서를 제출했다. 미국 심사는 관련 자료 제출 또는 시정조치 계획 제출 중 하나의 절차만 진행하면 되지만, 대한항공은 최근 미국 경쟁당국의 강화된 심사 기조에 따라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세컨드 리퀘스트' 단계에서 요구하는 합병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동시에 신규 진입할 항공사도 제시할 방침이다.

EU 심사의 경우 지난해 1월 기업결합의 배경과 취지 등을 설명하는 사전 협의 절차를 개시했고, 현재는 정식 신고서 제출 전 심사 기간 단축을 위한 자료 제출과 시정 조치안에 대한 사전 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중국에는 지난해 1월 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10여차례에 걸쳐 보충 자료를 제출했다. 중국의 경우 심사 시한 종료에 따라 결합신고 철회 후 재신고하는 절차도 진행했다.

대한항공은 일본 경쟁당국에 지난해 1월 설명자료, 같은해 8월 신고서 초안을 제출하는 등 사전 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본 경쟁당국이 요구한 자료는 모두 제출했고, 경쟁당국의 자체 경제 분석 및 시장조사에 따라 대응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고 있다.

영국에는 지난해 3월 사전협의 절차 개시 이후 4차례, 호주에는 지난해 4월 신고서 제출 이후 3차례에 걸쳐 요청자료 답변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정상화, 연관 일자리 유지·확대, 대한민국 산업 및 물류 경쟁력 제고, 소비자 편익 증대 등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연관 산업을 포함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3.4%(54조 원)를 차지하고, 연관 일자리만 84만개에 달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2개 이상의 대형항공사(FSC)를 운영하는 국가는 인구 1억명 이상이면서 국내선 항공시장 규모가 자국 항공시장의 50% 이상인 국가 또는 GDP(국내총생산) 규모가 큰 국가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한국에서는 2개의 FSC가 동시에 생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인수·통합은 불가피하다는 게 대한항공의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양사가 결합하면 비용 절감을 통한 운임의 합리화, 여객·화물 스케줄 다양화를 통한 선택의 폭 확대, 투자 여력 확대에 따른 신규 취항지 증가, 화물 터미널 통합을 통한 물류 흐름 개선 등 소비자의 편익이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 2월 대한민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아시아나항공 결합 조건부 승인을 받은 이후 미국, EU(유럽연합) 등 6개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 인수·합병(M&A)에 대한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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