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vs 넷플릭스, 법정 공방 마무리 짓는다...양사 '망사용료 소송' 취하
2023-09-18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벌이고 있는 '망사용료 분쟁'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확산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 결과에 따라 인터넷사업자(ISP)와 콘텐츠제공업체(CP)간 망사용료 분쟁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국내에서 홀로 넷플릭스와 싸우고 있는 동안 유럽 등 해외 통신사들도 망이용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이용료 소송 2심이 다음달 16일 본격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해외에서도 대형 CP에 대한 망 이용대가 요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 샌드바인 트래픽 조사 결과, 2021년 구글·메타(옛 페이스북)·넷플릭스·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6개 기업에서 발생하는 트래픽량은 전 세계 총량의 56.96%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43.1%)에 비해 약 13%포인트(P) 증가한 수치고, 전체 트래픽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은 조사 시행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넷플릭스 등 대형 CP로 인해 늘어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네트워크 유지 및 증설 비용이 늘어나면서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오스트리아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구글·넷플릭스 등 글로벌 CP들에 망이용료를 요구하고 나섰다. 글로벌 CP의 네트워크 유지비용 분담 없이는 폭증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현재 동영상 콘텐츠가 트래픽의 70-80%를 차지하고 이로 인해 전체 트래픽이 50% 증가하고 있다"며 "트래픽은 2019년 약 560만테라바이트(TB)에서 2020년 약 860만TB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마커스 크루얼 오스트리아 A1 텔레콤 CEO는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는 인프라의 혜택은 받지만 가치 창출에는 기여하지 않는다"며 "네트워크 비용에 공정하게 기여하도록 망 이용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에서도 망이용료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프랑스통신사업자연맹(FFT)은 주요 디지털 콘텐츠 제공업체가 '경제적·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네트워크 비용'에 기여하라는 주장을 담은 제안서를 발표했다. FFT는 프랑스 데이터트래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국기업인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GAFA)이 네트워크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투자비용 등에 분명한 기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대선후보가 제도개선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촉구했다.
이 외에도 FFT는 "네트워크가 발생시키는 탄소배출을 절감하는 데에도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 통신규제청(ARCEP)은 2021년 '프랑스 인터넷 현황' 보고서를 통해 "콘텐츠 시장에서 입지가 강화된 소수 플레이어에게 데이터트래픽이 점점 더 명확하게 집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넷플릭스 서비스가 프랑스 전체 데이터트래픽의 20% 이상을 차지한다"며 "데이터트래픽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통신사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유럽통신네트워크운영자협회(ETNP)도 지난 11월 벨기에 브뤼셀에 "네트워크 트래픽의 상당한 부분이 대규모 기술 플랫폼에서 생성되고, 이 플랫폼들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대형 기술 플랫폼에게 네트워크 비용을 공정하게 부과해야 지속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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