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의 액티언의 첫 인상은 생소했다. 쌍용자동차의 DNA를 물려 받은 단단한 SUV의 모습이 아니였기 때문일까. 세련된 듯 하면서도 투박함이 섞여 있는 묘한 디자인이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살펴보니 외관 완성도가 수준 이상이다. 시승한 차량의 색상은 구리색(로얄카퍼)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차량 디자인을 살리지 못하는 미스매치 색상이다. 다른 색상의 시승차였다면 훨씬 매력적인 디자인이 돋보였을 것이다.
시승전에 든 생각은 기존 다른 시승기들에서 봤던 '혹평'이다. 기대 이하의 주행 성능과 불편한 승차감에 대해 읽었고 또 봐왔다. 이러한 부정적 선입견을 가지고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았다.
서울 광화문에서 강원도 횡성 웰리힐리파크까지 왕복 약 310km를 달렸다. 고속도로와 국도, 그리고 도심 구간까지 오프로드 없는 평탄한 운행 코스다. 액티언이 도심형 SUV인 만큼, 또 패밀리카 용도로 적합한 차량이기에 용도에 맞는 적절한 시승 코스였다.
실제 주행감은 기대 이상이다. 그동안 봐왔던 혹평 시승기들은 대체 어떤 기준으로 작성됐는지 의문이다. 아마도 고가 수입 SUV를 두루 타 봤던 전문기자들의 높은 눈높이와 맞지 않았기에 작성된 콘텐츠였을 것이다.
이 차량으로 정지 상태에서 급가속을 하거나, 120km/h 속도로 주행시 고속 추월을 위한 추가 가속을 하지 않는 이상 1.5 가솔린 터보 엔진에 그처럼 낮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물론 여타 고배기량 SUV에서 느낄 수 있는 넉넉한 힘은 기대할 수 없다. 반 템포 정도 늦는 듯한 가속감도 아쉽기는 하다. 이 차를 타고 칼치기를 하거나 도심 추격전을 하지 않는 이상 '용도에 맞는' 주행 성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자율주행 기능(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도 잘 작동한다. 체감상 기존 렉스턴의 그것 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차선 유지 및 앞차와의 간격 유지 등 기본적인 기능을 충실히 지원해 준다.
액티언에 대한 혹평이 자자했던 부분 중 하나는 디스플레이 구성이다. 비상등을 제외한 모든 물리버튼이 디스플레이 내 디지털 버튼으로 들어갔고, 그 구성 또한 현대기아차에 비해 불편하다는 것이다.
실제 디스플레이를 보면 운행에 필요한 모든 기능이 직관적으로 편리하게 배치돼 있다. 기아 차량을 운행하고 있는 기자가 실제 사용해 보니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느낌은 든다. 다만 이는 익숙해 지면 해결될 일이라 크게 신경쓸 부분은 아니다.
실내 공간의 만족도는 훌륭하다. 인테리어도 KGM만의 스타일을 확실하게 잡았다. 신차라는 느낌이 물씬 나는 최신형 디자인을 곳곳에 적용했다. 베이지 투톤 인테리어는 산뜻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과거 쌍용차의 투박한 인테리어 느낌은 찾아볼 수 없다. KGM 차량 중 가장 뛰어난 인테리어 디자인을 갖췄다고 해도 무방하다.
실내 공간 구성을 보면, 1열은 운전하기 편안한 수준의 적당한 공간감을 가진다. 전고가 적당히 높아 운전하기 편하면서 주행이나 주차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 2열 공간의 헤드룸과 레그룸은 성인들이 타도 넉넉하다.
트렁크 공간도 활용도가 높다. 4인 탑승기준으로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를 실을 수 있고, 스키 세트 4개도 뒷좌석을 폴딩하지 않고도 비스듬히 실을 수 있다. 심지어 이렇게 실어도 2열 착석자에 방해를 주지 않는다. SUV 용도로 적절한 공간을 갖췄다.
다만 연비는 다소 아쉽다. 액티언 1.5 가솔린 터보의 공인연비는 11km/L다. 가솔린 4륜구동 모델의 연비는 10.1km/L다. 실제 4륜구동 모델로 주행을 해보니 도심 구간 평균 연비는 6.7km/L 수준이 나왔다. 경쟁 차량들이 하이브리드 엔진을 갖추고 있기에 액티언의 연비는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해 보인다. KG모빌리티가 가솔린 엔진에 LPG를 결합한 바이퓨얼 모델 라인업을 선보였지만, 대세는 하이브리드 엔진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짧은 시승을 통해 살펴 본 KG모빌리티의 액티언은 스타일과 편의성, 그리고 차량 용도 적합성을 볼 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다만 풀옵션시 4000만원이 넘는 차량 가격은 경쟁 모델과 비교해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연비 및 하이브리드 모델 부재 또한 소비자의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액티언의 국내 판매량은 판매 개시 이후 3개월 만에 월 1000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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