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의원들 다 잡아들여...체포해"...하나둘 드러나는 위헌 계엄 정황

김효정 기자 2024-12-13 10:22:45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해", "다 잡아들여. 계엄법 위반이니까 체포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후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다 잡아들여. 계엄법 위반이니까 체포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청장은 최근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6번 전화를 걸어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했다면서 이러한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끊고, 이후 또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6번의 전화가 걸려왔다는 게 조 청장의 진술이다. 다만 통화 녹취는 없었다고 한다.
 
조 청장은 "이러한 지시가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해 참모들에게 말하지 않고 혼자 묵살했다"며 사실상 항명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현, 윤석열 휴대폰으로 경찰청장에 지시

또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권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전 윤석열 대통령의 휴대전화로 조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늦게 비상계엄이 선포될 것 같다"고 전달한 사실도 드러났다. 

조 청장은 김 전 장관이 밤 9시 40분께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이러한 내용을 수사단에 진술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직접 지시하고 추진 상황을 챙겼다는 점을 방증한다. 또한 비상계엄에 필요한 준비를 위해 윤 대통령이 핵심 측근인 국방부 장관을 중심으로 군 외에도 경찰 등 주요 국가기관을 동원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윤 대통령은 밤 10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11시 정도에 국회와 MBC 등 기관 10여곳을 접수하는 계획을 세웠던 계획이 드러났다.

앞서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도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본인에게 직접 지시했고 방첩사령부가 구체적인 체포 대상 명단도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5분여에 그친 형식적인 국무회의' 등 다양한 정황을 통해 12.3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적이며 절차도 지키지 않은 사실상 내란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민의힘 친윤석열계 의원들...'내란 수준' 위헌적 비상계엄 옹호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은 내란 수준의 위헌적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자신의 비상계엄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주장을 펼쳤고, 그 전후로 친윤계 의원들의 비상계엄 옹호 발언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12·3 윤석열 내란 사태 관련 현안질의에서 "이게 내란죄냐, 하는 부분은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주장하다 이를 제지하는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 사진=오마이뉴스

앞서 11일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국회 법사위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내란죄가 맞느냐 안맞느냐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의 권한 행사에 있어서 위헌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권한 행사를 곧바로 폭동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런 해석도 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내란을 '폭동'으로 의미를 축소해 정의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11일 국회 대정부 긴급현안질문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가 "고도의 통치행위"라며, 이번 비상계엄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지지하는 듯한 의견을 강하게 주장했다. 또한 윤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당 대표의 윤석열 출당 윤리위 소집에 대해 친위 쿠데타라고 비판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고도의 통치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12일 대통령 담화에 대해 "차분히 그 의미를 곱씹어보자"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담화는 자신의 비상계엄을 정당화하고 자신은 어떠한 잘못도 없다는 내용이다. 나 의원은 11일 국민의힘 3선 중진 의원들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14일 본회의에 상정하지 말아달라"며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나경원, 조배숙, 윤재옥 의원 등 중진의원들이 11일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실로 향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또한 12일에는 원조 친윤의 핵심 권성동 의원이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가 되면서, 당대표의 의견과 달리 국민의힘의 당론은 '탄핵 반대'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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