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SGI 보고서…"전력망 특별법 제정 촉구"
전력 수요처 공급제약, 발전사업 성장 저해 등 우려
김동하 기자2024-11-20 10:16:02
전력 수요 급증에도 송전망 건설 속도가 부진해 국가기간 전력망을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0일 '산업계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한 전력 공급 최적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송전망의 적기 확충을 위한 국가적 지원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최대 전력 수요는 2003년 47GW(기가와트)에서 2023년 94GW로 98% 증가했으며, 발전 설비 용량은 같은 기간 56GW에서 143GW로 154% 늘었다.
반면 송전 설비는 같은 기간 2만8260c-㎞(서킷 킬로미터·송전선로 길이의 단위)에서 3만5596c-㎞로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고서는 최근 송전망 건설 사업이 평균적으로 5~6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동해안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동해안-신가평 500㎸(킬로볼트) 초고압 직류송전(HVDC) 건설 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66개월 지연됐으며 북당진~신탕정 345㎸ 송전선로 사업은 150개월 미뤄졌다고 집계했다.
지연 사유로는 주민들의 송전설비 입지 선정 반대, 사업 인허가 시 관계기관 의견회신 지연, 지자체의 시공 인허가 비협조 등이 꼽혔다.
박경원 SGI 연구위원은 "현행 지원 체계로는 인허가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현실적인 보상 금액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전력망 부족으로 인해 필요한 전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송전망 건설 지연에 따라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발전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불어 발전사업 성장 저해, 전력 생산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송전망 부족으로 기존 발전설비 가동이 제한되고 신규 발전사업의 진행도 저해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호남지역은 올해 9월부터 2031년까지 신규발전허가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송전망 부족은 산업계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전력망의 적시 확충은 국가 경쟁력 유지와 전력 안보를 위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독일은 '전력망 확충 촉진법'을 통해 송전 설비가 설치되는 지역의 주민에 대한 보상 체계를 강화했고, 미국은 '인프라법'을 통해 에너지규제위원회의 송전망 사업 승인 기준을 완화했다.
보고서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국가기간 전력망 특별법안이 통과되면 전력망 확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특별법은 현재 송전설비 입지를 결정하는 입지선정 위원회의 사업단위별 입지결정 시한을 2년으로 제한해 현재 평균 4~5년인 입지선정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은 "국가적 과제인 핵심 전력망 적기 구축을 위해 현행 건설체계의 한계를 극복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의 신속 제정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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