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확충 시급…'뉴노멀' 된 전력수요 100GW 시대

태양광 발전 전체 전력 공급 17.5% 차지
김동하 기자 2024-08-13 13:38:26
지난 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12일 오후 총수요 기준 최대전력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계됐다.

13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오후 2~3시 전력시장 안팎 수요를 합친 총수요는 역대 최대인 102.327GW(기가와트)로 기존 최대였던 지난해 8월7일(100.571GW)의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8월7~8일 전력수급 역사상 처음으로 전력 총수요가 100GW를 넘어선 이후 올해도 여름철 전력 수요 피크 기간에 100GW 이상의 전력이 사용된 것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과 인공지능(AI) 시대 본격화 등으로 해마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총수요 '100GW 시대'가 뉴노멀이 된 모습이다.

지난해 8월 7일(100.571GW), 지난해 8월 8일(100.254GW)을 넘어 역대 최대로 높은 전력 사용량 추정치다.

총수요란 공식 집계되는 전력시장 내 수요에 태양광 발전이 대부분인 한전 직접구매계약(PPA), 소규모 자가용 태양광 발전 등 전력시장 외 수요까지 모두 합한 것이다.

전력시장 외부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규모가 커짐에 따라 수년 전부터 국내에서 실제 사용되는 전력 사용량을 가늠하려면 시장 내 수요뿐만 아니라 시장 외부의 수요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량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에도 부담이 커졌다.

전기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지면 블랙아웃이 발생한다. 이에 초과 생산된 태양광 발전량만큼 원전 등에 출력제어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전력 총수요 100GW 시대에 늘어난 태양광 비중을 고려하면 전력망 확충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누적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은 지난 2022년 기준 24.3GW에 달하는데 이중 약 3분의 1만 전력시장에 들어왔고, 나머지 약 3분의 2가 전력시장 외부에 있다.

전력거래소는 전력시장 외부에 있는 태양광 발전 설비의 출력 동향을 기상 조건 등 변수를 활용해 추산한 뒤 다시 시장 수요와 더해 총수요 추계치를 산출해 관리하고 있다.

전날 총수요가 최대에 달한 시점에 태양광 발전 출력은 17.924GW로 전체 전력 공급의 17.5%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폭염특보가 이어진 지난 9일 대구 수성구 상동 무학로에서 한 어르신이 폐지를 쌓은 리어카를 끌고 열기로 가득한 도로를 건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총수요 역대 최대치 경신에는 지속되는 무더위의 영향이 컸다.

기상청 날씨 누리에 따르면 전날 서울의 최고 기온은 34.1도까지 올랐다. 서울에서는 23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했다.

냉방과 전기차 충전 등 일상생활용부터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가, 전기차 침투율 향상,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등 산업용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향후 국내 전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주장도 우세하다.

오는 2050년 새로 건설되는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는 10G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수도권 전체 전력 수요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회는 지난 5월 11차 전기본 초안을 공개하면서 인공지능(AI) 확산,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으로 2038년까지 16.7GW의 전력수요 추가 요인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철호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전력망 적기 확충을 위한 혁신 대토론회'에서 "에너지전환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이라는 새로운 대형 심장이 박동을 시작하려는데 혈액을 공급할 혈관은 너무나도 좁고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기요금 정상화를 통해 한국전력이 처한 재무적 위기를 해소하고 전력망 적기 확충을 가속화하기 위한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각종 연기금을 통한 공공투자 확대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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