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유상증자 철회…MBK·영풍 “애초 유상증자 하지 말았어야”

고려아연, 시장·주주 우려 겸허하게 받아들이기로
MBK파트너스·영풍, 거버넌스 체제 신속하게 확립
신종모 기자 2024-11-13 15:12:37
고려아연이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결의했다. 

고려아연은 13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30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주주와 시장 관계자의 우려 등을 지속해서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해 왔다”며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독립적인 숙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해당 안건을 재검토한 끝에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고려아연 이사회는 지난달 23일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가 끝난 뒤 거래량이 급감하며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는 상황이 발생해 불안정성이 극도로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일반공모 유상증자 공시 이후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 고려아연의 주주들과 시장의 우려가 있었다”며 “또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등 제반 환경 변화와 여러 사정 변경 등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주주들의 우려와 시장 혼란에 대해 충분히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주주 보호와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앞으로 고려아연은 약탈적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적자 제련 기업 영풍이 강행하고 있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협력사, 시장의 이해관계자, 국민들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또한 겸허한 자세로 의견을 경청해 지지를 이끌어 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주주총회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소액주주 보호와 참여방안 등도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왼쪽)과 강성두 영풍 사장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MBK파트너스·영풍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은 애초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자본시장에 큰 혼란을 끼치고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후에야 뒤늦게 철회된 점에 대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고려아연 측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유상증자까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최윤범 회장의 전횡으로 인해 고려아연의 운영 및 감독 체계인 ‘거버넌스’가 얼마나 훼손됐는지를 직접 목격했다”면서 “우리는 최 회장 주도로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진했던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회사에 중대한 피해를 입힌 것이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임시 주총 개최를 통해 신규 이사들을 선임함으로써 유명무실한 고려아연 이사회 기능을 정상화하고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고려아연에 새롭고, 투명한 거버넌스 체제를 신속하게 확립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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