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계열사 대표단 "한미약품 독립경영, 혼란 가중…외부세력 개입 반대"

한미약품 측 성명 발표에 "깊은 유감"…특정 사모펀드에 회사 매각하는 방식 중단 요청
황성완 기자 2024-11-04 17:44:41
한미약품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독자경영을 비판하고 외부세력의 개입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 계열사 대표들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경영권을 가진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형제 편에서 주장을 펼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을 제외한 한미약품 계열사 대표들은 한미약품그룹 사내망을 통해 공동성명서를 냈다.

이번 성명서 발표에는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와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 이동환 제이브이엠 대표,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사업부문 부사장 등 한미약품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모두 동참했다.

한미약품

성명서에서 이들은 "대주주 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문제에 외부세력이 개입하면서 대주주 가족 간 단합이 해쳐지고, 이로 인해 한미그룹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 기여도 없었고 제약바이오 산업에 문외한인 주주가 본인의 주가 차익을 위해 잘못된 훈수를 두고 있다"며 "그룹 내 일부 임직원까지 실체가 불분명한 독립경영을 외부에 선언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주주 가족은 화합해 한미의 미래를 위해 모든 다툼을 즉시 중단하고, 국내 영업 및 신제품, 신약 연구개발(R&D), 글로벌시장 개척 등 핵심사업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달라"며 "한미그룹의 단합을 위해 외부세력은 더이상 한미에 머물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 일부 주주 및 외부 세력의 잘못된 경영 간섭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측 반발 "오너 독재 경영의 폐해"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 측도 이번 공동성명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표했다. 한미약품 측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하며 지주사 이사회 재편을 요구하는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누이 임주현 부회장·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자 연합'으로 임종윤·종훈 형제와 경영권을 두고 다투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날 "오너 독재 경영의 폐해를 여실히 드러낸 이번 한미사이언스의 일부 계열사 대표들의 성명 발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번 성명 발표에 참여한 계열사 대표 중, 올해 3월 당시 경영진을 지지했던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 한때 부광약품 대표로 내정되기도 했던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의 이름이 성명서에 날인돼 있는 것을 보면서, 독단적인 오너 경영의 폐해가 무엇인지를 더욱 여실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더군다나 박준석 부사장(한미사이언스)과 장영길 대표(한미정밀화학)는 다가오는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 후보로 지명된 인사라는 점에서, 이해당사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독단적인 오너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계열사 대표님들의 갈등과 고민, 고뇌도 함께 읽을 수 있었기에 한미약품이 추구하고자 하는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는 더욱 굳건히 나아가야 한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뿐만 아니라 지난 십수년 간 숱한 위기의 순간에서도 이를 잘 헤쳐 나갔다"며 "이번에도 정도와 원칙을 지키는 정도경영, 본업을 지켜내겠다는 사명감으로 한 치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주 임성기 회장님을 십수년간 지키며, 한미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도왔던 수많은 임직원과 조력자들의 힘으로 지금의 한미가 자리할 수 있게 됐다"며 "한미약품은 외부세력 개입 중단을 선언한 한미사이언스 입장에 환영의 뜻을 밝힌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한미사이언스에 제안한다. 외부세력 개입 중단을 선언한 만큼, 특정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 또는 제3의 기업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오늘 이 시간부로 당장 중단해달라"고 덧붙였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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