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 증시 최대 규모 상장…"생산·수출 거점 될 것"

인도에 100만대 생산체제 구축… 신제품 개발-R&D 역량 강화에 투자
김동하 기자 2024-10-23 14:47:51
현대차 인도법인 HMI(Hyundai Motors India)가 현지 진출 28년 만에 인도 증시에 상장했다. 현대차는 인도를 러시아와 중국을 대체하는 주력시장으로 공략하는 동시에 유럽과 동남아 등으로 수출하는 글로벌 제조 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22일(현지시간) 현대차는 인도 뭄바이의 인도증권거래소에서(NSE)에서 인도법인 현지 증시 상장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 부사장, 타룬 가르그 인도권역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참석했다.

22일(현지시간) 현대차는 인도 뭄바이의 인도증권거래소에서(NSE)에서 인도법인 현지 증시 상장 기념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왼쪽)이 인도증권거래소(NSE) 아쉬쉬 차우한 최고운영자(CEO)로부터 기념품을 받고 있다./사진=현대차


기념식에서 정 회장은 "인도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라며 "미래 기술의 선구자가 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인도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가 곧 미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도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R&D(연구개발) 역량을 확장해 2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상장을 통해 급성장하는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같은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전날인 21일 나렌드리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인도에서 전기차 모델을 계속해서 출시하고, 충전망 설립 등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게 인도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했다.

현대차의 인도 증시 최대 규모 IPO…의미와 역할은?

현대차 인도법인 IPO는 희망했던 범위에서 가장 높은 주당 1960루피(약 3만2000원)로 공모가가 결정됐다. 이는 희망 공모가 밴드의 최상단이다. 주식 배정 청약 마감 결과로는 공모 주식 수의 2.39배의 청약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가 기준 현대차 인도법인의 전체 공모 금액은 규모는 약 4조5000억 원이다.

이번 상장은 외국계 완성차 기업으로는 마루티 스즈키 이후 21년 만이다. IPO규모는 2022년 인도보험공사(2101억루피), 2021년 온라인 결제 업체 Paytm(1830억루피)를 넘어서는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다. 

장재훈 사장은 이날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자본시장을 활용해 인도 법인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 진출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상장까지 연결시켰다. 이날 정의선 회장도 상장에 대한 의미가 크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인도 시장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으며 IPO를 통해서 좋은 제품을 생산 판매해 인도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인도 시장의 한 큰 일원으로서 현대차가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이번 IPO를 통해서 현대차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기업으로 전진해야 되는 그런 사명감을 갖게됐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달 인도에서 크레타는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1만5902대가 팔려 SUV 부문 1위, 전체 자동차 중 톱3에 올랐다. 2019년 인도 시장 첫 전기차인 코나 EV에 이어 지난해 아이오닉5를 출시하며 인도 전기차 시장도 이끌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장 HMI로 현금 유입은 없지만 향후 증자 및 현대차의 직접 투자 등을 통해 빠른 자금 확보가 가능해졌다"며 "현대차가 지난 8월 말 발표했던 주주환원 정책상 '향후 3년간 4조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 계획이 2025년부터 실행된다는 점에서 상장 후 특별 주주환원이 이뤄진다면, '총주주환원율(TSR) 목표35%'가 일찍 가시화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 장재훈 현대차 사장,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 김언수 인도법인장(왼쪽부터)이 22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소재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인도법인 상장 기념식 후 현지 및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IPO 통해 현지화 공략 강화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인도 1위 업체인 마루티 스즈키와의 격차를 좁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소프트웨어 등 하이테크 기술 개발과 인도 내 인재 교육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젊은 층이 선호하는 소형차 위주로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인도 내수 시장 공략은 물론 글로벌 등지로의 수출 허브로 활용할 방침이다. 

 장 사장은 "GM 공장 인수 이후 현대차에 한정해서도 100만 대 이상의 생산 패턴을 갖게 됐으며 하이데라바드에 있는 R&D기지도 지금 대비 2배 이상의 확장 및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9월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은 14.2%로 마루티 스즈키(40.9%)에 이어 2위다. 기아를 더하면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은 20%에 달한다. 인도는 지난해 총 413만대의 자동차가 판매돼 중국(2193만대), 미국(1561만대)에 이어 세계 3위의 시장이다.

2020년 244만대에서 3년 만에 169만대(69.2%)가 늘었다. 인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따라 타타, 마힌드라&마힌드라 등 현지 업체들이 쫓아오는 가운데 토요타와 포드 등 글로벌 업체들도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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