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취임 4년, 체질개선 통해 현대차그룹 글로벌 톱티어 도약 이끌다

다양한 포트폴리오 전개∙∙∙전기차·HEV·수소전기차 등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서 약진
수소, 로보틱스, AAM, 자율주행, SDV, PBV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 생태계 구축 선도
김동하 기자 2024-10-14 12:39:41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 취임 4년을 맞았다. 

정의선 회장은 '고객을 향한 끊임없는 혁신'으로 트라마틱한 변화를 견인하며 현대차그룹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 톱티어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의 리더십 아래 현대차는 글루벌 완성차 빅3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으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에서도 견조한 친환경차 판매 실적으로 위기 대응 역량을 입증했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정의선 회장이 지난 4년간 비즈니스 성장, 친환경차 사업 선점, 기술 혁신 등 다양한 성과를 쌓았다고 밝혔다. 

자동차 매체 오토모비트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은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자동차 산업 선도 기업으로 평가한 점도 들었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지난해 말 정의선 회장을 '자동차 산업 올해의 리더'로 선정했다.

S&P는 지난 8월 현대차와 기아의 신용 등급을 A등급으로 상향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S&P와 무디스, 피치 등에서 모두 A등급을 획득한 건 완성차 기업 중 현대차를 비롯해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 3사뿐이다.

다만 전기차 경쟁력 극대화, 미래 신사업 수익성 확보, 지정학적 리스크 대비 등도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월 2024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한 지속 성장'이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글로벌 판매 '빅3', 업계 최고 수익성, 브랜드 가치 급증 등 전방위 측면 성장 견인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의 판매 지표는 정 회장이 꾸준히 강조해온 '수익성 체질 개선'의 성과를 드러낸다.

현대차·기아는 올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률 10.7%를 기록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상위 5곳 중 수위를 차지했다.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39조4599억원 및 14조9059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였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도 지난해 판매량 4위를 기록했고, 올 상반기엔 친환경차 16만대 등 총 81만여 대를 판매해 순위를 지켰다. 전기차는 전년 대비 60.9% 증가한 6만1883대를 판매해 현지 전기차 시장점유율이 두 자릿수로 뛰었다. 테슬라 다음으로 전기차를 많이 판매했다.

지난 1분기에는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6조9831억원)이 폭스바겐그룹의 영업이익 45억8800만유로(약 6조7935억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기업의 재무 성과, 기술·상품 경쟁력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브랜드 가치도 증가했다. 인터브랜드의 올해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현대차는 230억 달러, 기아는 81억 달러를 기록했다. 양사 합계액은 311억 달러로, 2020년 201억 달러 대비 4년 만에 54% 이상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다각화된 지역 포트폴리오, 전기차의 일시적 수요 감소 극복이 가능한 강력한 하이브리드(HEV) 라인업,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상품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판매를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4월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인도권역 현지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전기차·HEV·수소전기차 등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서 약진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정 회장은 모빌리티 산업에 닥쳐올 전동화 전환을 대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개발하는 등 시장의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는 의지를 다져왔다. 

그룹은 전기차 캐즘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의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미국에서 올 상반기 6만1883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60.9% 증가했다.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두 자릿수로 뛰어 테슬라에 이어 '톱2'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연달아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기술력과 상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2022년 아이오닉5, 작년 아이오닉6, 올해 EV9까지 '세계 올해의 차'를 3년 연속 석권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기차의 대안으로 떠오른 하이브리드차(HEV)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15.6% 증가한 49만대가량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연말까지 양사 합산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100만대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브랜드별 하이브리드차 판매 목표를 133만대(현대차), 80만대(기아)로 설정해 하이브리드 모델을 각각 14개, 9개 주요 차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전기차 라인업도 꾸준히 확대해 2030년까지 현대차는 21개, 기아는 2027년까지 15개 차종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시장의 핵심 축인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도 그룹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며, 내년까지 넥쏘 후속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9월 현대차 체코공장(HMMC)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틴 클리츠닉 HMMC 생산실장, 정의선 회장, 이창기 HMMC 법인장./사진=현대차그룹


수소, 로보틱스, AAM, 자율주행, SDV, PBV 등 모빌리티 생태계 변화 주도 

현대차그룹은 수소, 로보틱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신사업을 주도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CES에서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 등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HTWO 그리드’ 비전을 공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는 유기성 폐기물로 수소를 생산하는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미국 전기차 신공장 HMGMA에는 친환경 물류 체계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올해 말까지 도입한다.

현대모비스는 수소지게차, 현대로템은 수소전기트램 개발로 연료전지 시스템 라인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현대제철은 그린철강 적기 공급을 목표로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AI 연구소 간 협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인공지능과 유기적으로 결합한 '지능형 로봇'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로보틱스랩이 올해 선보인 자율주행 로봇 '달이 딜리버리'는 지난 6월부터 로봇 친화 빌딩인 팩토리얼 성수에서 음료 배달 서비스 등을 시작했으며 국내에서 실시간 교통정보와 연동한 횡단보도 주행 실증 시연에도 성공했다. 현대위아의 주차 로봇 역시 팩토리얼 성수에서 상용화 서비스에 들어갔다. 

AAM 분야에서는 차세대 기체 ‘S-A2’의 실물 모형을 공개했다. S-A2는 슈퍼널만의 독자 방식인 틸트 로터 추진, 분산전기 추진, 다중화 설계 등이 적용됐으며, 전력 효율성, 안전성, 저소음 등이 장점이다. 전략적 제휴도 확대해 유럽 최대 방산업체인 ‘BAE 시스템즈’, 미 항공우주국(NASA) 등 글로벌 기업, 정부 기관과 손을 잡았다. AAM 시장 개화가 예상되는 2028년 시장 진입을 목표로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 AI 모델 학습 등을 활용한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플랫폼화된 자율주행 차량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에 판매하는 파운드리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다양한 시장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소방관 회복지원 수소버스 전달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가운데줄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여섯 번째), 장재훈 현대차 사장(열 번째), 남화영 당시 소방청장(아홉 번째),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다섯 번째), 고민자 제주소방안전본부장(열한 번째),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네 번째)./사진=현대차그룹


호실적에도 "전기차 경쟁력 극대화·지정학적 리스크 대비 등 필요" 해법 모색

다방면에서 현대차그룹이 위상이 강화되고 있지만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경쟁력 극대화, 미래 신사업 수익성 확보, 지정학적 리스크 대비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에 놓인 해당 과제에 대한 해법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의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배터리 안전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성장 둔화를 극복하고 시장 선도 기업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모델 21개, 기아는 PBV 모델을 지속 투입해 2027년까지 15개 등 각각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SDV, 자율주행, 로보틱스, AAM 등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은 그룹 중장기 로드맵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가시적 성과를 조기에 구체화할 방침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인 상황에도 임직원들에게 '미리미리' 준비할 것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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