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9조1천억원…시장 전망치 하회
2024-10-08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대로 시장 전망치인 10조원대를 밑돌았다.
이는 인공지능(AI)·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견조했으나 삼성의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경쟁업체 대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일회성 비용(성과급)과 파운드리 수주 부진, 비우호적인 환율, 재고평가손실 환입 규모 등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HBM 시장에서 1위를 순항 중인 SK하이닉스가 3분기 실적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9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4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7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1% 늘었다.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증권업계에서는 DS 부문이 5조3000억원~6조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출은 22조∼24조원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전자에서 DS 부문이 전체 실적의 50% 이상을 견인하고 있다. 시장에서 입지 좁아진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메모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3분기 내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지 못한 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애초 삼성전자는 3분기 내 HBM3E 8단 제품 양산을 목표로 HBM3E 12단 제품 퀄테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납품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지속해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수장인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은 이날 3분기 잠정실적 부진에 고개를 숙였다.
삼성전자 수장이 실적 발표와 관련해 별도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부회장은 이날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게 있으며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 꼭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며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라면서 “단기적인 해결책보다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며 “신뢰와 소통의 조직문화를 재건하고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대로 드러내 치열하게 토론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앞서나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6조7679억원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18조1262억원 추산된다.
영억이익만 놓고 보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서게 된다. 동시에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3분기 영업이익 6조4724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가 영업이익에서 SK하이닉스를 압도하지만 3분기부터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일반 D램보다 3∼5배 비싼 HBM 시장을 선점하며 수익성을 확보하고 삼성전자의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률을 보면 각각 22.6%, 33%로 SK하이닉스가 10%포인트(P) 안팎의 차이가 발생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하는 등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달 현존 HBM 최대 용량인 36기가바이트(GB)를 구현한 HBM3E 12단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 제품은 AI 메모리에 필수적인 속도, 용량, 안정성 등 모든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충족시켰다. 동작 속도를 현존 메모리 최고 속도인 9.6Gbps로 높였다. 12단 제품은 연내 엔비디아에 공급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6세대 HBM(HBM4)도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퀄(품질)테스트가 지속해서 미뤄진다면 D램 점유율의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시장 점유율은 1분기 31.1%에서 2분기 34.5%(2위)로 3.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12.8%포인트에서 8.4%포인트로 줄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를 넘어 4분기에도 HBM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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