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파운드리 '투트랙 전략' 가속

인텔, 부진 타개 위해 파운드리 부문 분리·매각 검토
업계, 삼성전자 일정 부분 반사이익 전망
신종모 기자 2024-09-02 10:26:46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5세대 HBM인 HBM3E 8단을 납품하기 위한 퀄테스트(품질 검증)를 진행 중인 가운데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점유율 확대에도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일류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을 통한 미래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투트랙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이 최근 실적 악화를 겪으면서 사업부 중 하나인 프로그래밍 가능 칩 부문의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부문은 인텔이 지난 2015년 반도체 칩 생산업체 알테라를 인수 합병하면서 만든 것이다. 

인텔은 그동안 1.5나노 등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 기술 도입을 시도했으나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0위 안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결국 인텔 파운드리 주요 고객이 자사로 국한되면서 기대 못 미치는 성과를 거뒀다. 

블룸버그,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부의 분리·매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초 인텔 경영진은 구조조정안에 파운드리 사업부의 매각 방안은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조조정안이 매각으로 변경된다면 삼성전자에 일정 부분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만의 TSMC는 점유율 6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삼성전자는 13%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파운드리 시장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지만 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인텔이 미국 반도체법 지원 대상인 공장 규모를 축소하거나 투자를 줄이게 되면 관련 보조금이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는 삼성전자에 이전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인텔 파운드리 매각 결정은 미국 정부 허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미국의 동맹국 기업과의 인수·합병(M&A) 논의가 불가피하다”며 “삼성전자도 TSMC와 함께 후보군으로 거론될 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인텔의 파운드리 부문 매각 등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동시에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를 개최하고 AI 시대를 주도할 파운드리 기술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부터 3나노 공정에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기술을 최초로 양산 중이다. 이후  2세대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GAA 양산 경험을 누적해 경쟁력을 갖췄으며 2나노에도 지속 적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어드밴스드 패키지 등 사업 분야간 협력을 통해 고성능·저전력·고대역폭 강점을 갖춘 통합 AI 솔루션을 선보여 고객의 공급망을 단순화하는 데 기여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제품의 시장 출시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파운드리 사업부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객과 응용처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 8인치 파운드리와 성숙 공정에서도 소비전력·성능·면적(PPA)과 가격경쟁력을 개선한 공정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다양한 고객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AI를 중심으로 모든 기술이 혁명적으로 변하는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AI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고성능·저전력 반도체인 것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에 최적화된 GAA공정 기술과 적은 전력 소비로도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광학 소자 기술 등을 통해 AI 시대에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원스톱(One-Stop) AI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3분기 내 HBM3E 8단 제품을 양산해 공급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HBM3E(8단)를 납품하기 위한 퀄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HBM3E 8단 제품에 대해 “지난 분기 초 양산 생산량 확대(램프업) 준비와 함께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고 고객사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이 이미 양산 램프업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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