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국가핵심기술 지정 신청…경영 분쟁권 판도 바뀌나

고려아연, 지난 24일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기술 신청
신종모 기자 2024-09-25 11:00:18
영풍,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이 정부에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신청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자사가 보유한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냈다고 25일 밝혔다. 

대상기술은 이차전지소재 전구체 관련으로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기술이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된 공개매수에 반발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산업부는 국가핵심기술 판정과 관련해 전문위원회 개최를 비롯해 표준절차를 진행하는 등 내부검토를 완료한 뒤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고려아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정부가 외국 기업에 의한 인수합병을 승인할 권한을 갖게 돼 분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가 예산이 들어간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은 경제안보상 이유로 정부 승인이 있어야 외국 기업에 인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려아연 보유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때 해외 투자자 자금이 포함된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인수에 곧바로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만약 고려아연의 자사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MBK의 사업 구상에 타격을 가하는 한편,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을 뒷받침하는 핵심 국가기간 기업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MBK파트너스 같은 투기 세력이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우리의 핵심 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서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전날 고려아연의 기자회견에 앞서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하는 일 없다”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는 “핵심 기술이 유출되고 심지어 인수 후에는 중국에 매각될 것 같이 말하고 있다”면서 “이는 근거 없는 억측이며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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