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콜마트 대표이사 교체 후 회생 신청에 지역 소상공인 피눈물

피해자들 “고의적 대금 연체 후 회생신청, 악의적인 행동”
서면 본사 건물 신축문제, 트리콜 유동성 악화로 이어지나?
트리콜마트 측 “빠른 시간 내에 정리토록 최대한 노력”
박민영 기자 2024-09-21 14:54:02
트리콜마트 매장 모습(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영남권 최대 대리운전업체 트리콜의 모체인 (주)삼주에서 자본을 출자한 (주)트리콜마트가 30여개 협력업체들에게 무려 3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혀 지역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21일 협력업체 등에 따르면 트리콜마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점을 시작해 슈퍼마켓과 정육특화점 형태로 13개의 점포를 부산에서 운영 중이었다. 주로 해운대, 수영구, 남구 등을 중심으로 빠른 시간에 많은 출점하면서 자금력을 과시했다. 올들어 지난 3월 대표이사가 바뀌었고 현재 3개 점포만 정상 운영하면서 최근 부산지방법원에 회생신청 인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트리콜마트의 포괄적 금지명령 통지서 송부의 건이라는 문서를 송달받은 피해업체 A사 대표는 “트리콜 마트에 정육을 납품하고도 받지 못한 대금이 2억7000만원이 넘는다. 마지막 납품을 받고는 정육부분을 외주처리로 돌려버리는 행위를 한 것은 계획적 기망행위로 보인다”며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피해업체 B사 대표는 “트리콜마트는 트리콜 대표이사인 백 회장의 인척으로 대표를 변경하고 고의적으로 대금을 미지급한 후 법원에 회생인가를 신청했다. 이것이 지역기업으로써 가지는 도덕성인지 의문이다. 회생신청을 할 변호사 비용은 있고, 업체 대금을 결제한 돈을 없는 것인지 묻고 싶다. 트리콜 불매운동을 펼칠 판”이라고 성토했다. 

트리콜마트 한 지점은 현재 납품업체의 90% 정도에 대금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점포들도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파악된다. 영세업자들이 마트에 물건은 넣고 그에 대한 대가를 제때 받지 못하면서 어려움에 내몰린 것이다.

일반적으로 마트 하나의 재고수준을 고려할 때 출점할 때 점포당 2~3억원  이상의 물량이 들어간다. 이를 고려하면 피해금액은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리콜마트 측은 정상운영 중인 마트 3곳의 매출로 연체금액을 변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를 키운 게 해결방안에 대한 트리콜 측의 행동이라는 것이 피해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트리콜마트의 공사를 담당했다는 한 업자는 “돈을 주고 안주고를 떠나서 미안해하고 해결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오더니, 법원에서 회생명령을 받아서 공문을 보내왔다”며 “서면 복개천에 신축한 20층짜리 건물에서 떡하니 임대분양을 하면서 나 같은 업자 돈은 떼먹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분개했다. 

트리콜 대리운전으로 영남권 내 독보적인 시장지위를 구축했던 (주)삼주는 최근 (주)트리콜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하고 모빌리티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신규 사업으로 진출한 유통사업에서 수십 명의 피해자를 양산했고, 마트 근로자들은 폐점으로 일자리를 잃은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한 모빌리티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행보를 보인 셈이다.

트리콜마트의 이 같은 상식 밖의 일처리는 서면 복개천 일대 신축 사옥을 건축하고 유동성 위기를 겪는 까닭이라는 얘기도 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인한 분양업체들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 (주)트리콜모빌리티의 서면 복개천의 신축 사옥의 분양이 발목을 잡은 게 아니냐는 분석인 것이다.

4000명 이상의 대리운전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트리콜까지 문제가 야기 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자칫 부울경 판 위메프 사태처럼 트리콜 마트의 사태로 야기된 유동성의 문제가 트리콜 대리운전까지 문제가 야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현장에서 일고 있다.

취재 중에 만난 한 대리운전 기사는 “트리콜마트를 저렇게 처리하는 거 보면 대리운전도 안전하리라는 보장이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회사에 대한 신뢰가 없어져서 매일 밤이슬 맞으며 일한 수익을 바로 바로 빼서 현금화할 생각이다. 친한 동료들에게도 그렇게 조심스럽게 하는 게 좋지 않겠냐며 권유 중”이라고 말했다. 

트리콜마트 대표 C씨는 고의적으로 대금을 연체했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내부 횡령사건이 발생해 자본적 손실이 정육파트 및 공산파트에서 발생했다”며 “회생신청을 통한 법원의 집행절차로 피해를 구제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C씨는 또 마트 3개의 매출로 30억원을 변제하는 게 힘들지 않겠냐는 지적에 대해선 “시간이 걸리겠지만 법원 인가과정 등을 성실히 수행해 최선을 다하겠다. 더욱 고객 친화적으로 운영해 빠른 시간 내에 정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영 기자 blue@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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