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HBM은 미국과 동맹위해 개발해야”

상무부, 중국 겨냥한 수출통제에 한국 참여 당부
“중국, 미국과 동맹 안보 위협 첨단기술 확보하지 못하게 해야”
신종모 기자 2024-09-11 15:19:28
미국 상무부 고위당국자가 한국 기업들이 생산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국이 아닌 미국과 미국의 동맹에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산업안보차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에스테베스 차관은 “새로운 전장의 승패는 우리가 오늘 개발하는 기술이 좌우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과 동맹의 안보를 위협하는 첨단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에 HBM을 만드는 기업이 3개 있는데 그중 2개가 한국 기업”이라며 “HBM 역량을 우리 자신과 우리 동맹의 필요를 위해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은 HBM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고자 한국 등 동맹과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에스테베스 차관은 중국을 겨냥한 수출통제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당부했다.

그는 “이런 것들을 독자적인 방식으로 하면 국가 안보를 보호하지 못하고 다자적으로 해야 한다”며 “운이 좋게도 우리는 그렇게 하는 면에서 한국이라는 훌륭한 동맹이 있다”고 말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상무부가 지난 5일 양자 컴퓨팅, 첨단반도체 제조 장비, 3D 프린팅과 관련해 발표한 새로운 수출통제에도 한국이 참여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다른 여러 유사 입장국이 이런 품목에 대한 새로운 국가 차원의 수출통제를 이미 발표했거나 시행했다”며 “우리는 한국도 곧 이런 통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최첨단 반도체장비를 수입하지 못하게 되자 AI용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멀티 패터닝 공정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에 대해서도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한국 기업의 수출통제 적용과 관련해 “미국 기업에 관한 것”이라며 “상무부가 추진하는 커넥티드 차량 규제에 대해서는 중국과 러시아 등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에서 만든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량의 미국 수입을 제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HBM 수출통제와 관련해 “미국이 아직 아무것도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뭐라고 얘기할 수가 없다”며 “관련 당국 간에는 어쨌든 그런 이슈에 대해 미국은 우리한테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본부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경제안보 안전망 구축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지지와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경제안보 조치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과의 수출통제와 기술안보 협력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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