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2년 내 고부가 FCBGA 비중 50% 확대”

서버·자율주행 등 하이엔드 기판 시장 집중 공략
반도체기판 시장 오는 2028년에 8조원 규모 성장
30년 축적한 기술력 바탕 약 2조원 대규모 투자
지난 7월 AMD에 FCBGA 공급 시작
신종모 기자 2024-08-25 11:37:49
삼성전기가 서버, 인공지능(AI), 전장, 네트워크 등 수요에 대응해 오는 2026년까지 고부가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제품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22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개최한 ‘FCBGA 트렌드와 삼성전기의 강점 세미나’를 열고 기술력 강화 및 고객 확보 등을 통해 2년 이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개발팀장(상무)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FCBGA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삽성전기


반도체기판 중 하나인 FCBGA는 고집적 반도체 칩과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며 전기 및 열적 특성을 높인 패키지기판이다. 주로 PC, 서버, 네트워크, 자동차용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사용된다.

이 중 서버용 FCBGA는 반도체기판 중 가장 기술 난도가 높은 제품으로 전 세계에서 하이엔드급 서버용 기판을 양산하는 글로벌 업체는 일부 업체에 불과하다.

삼성전기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세계 유수의 기업들로 제품을 공급하며 기판 업계를 이끌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기판 시장에서 요구하는 요소 기술을 확보해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 7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AMD(Advanced Micro Devices)와 고성능 컴퓨팅(HPC) 서버용 FCBGA 공급 계약을 맺고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개발팀장(상무)은 “과거에는 전력 효율 등 기술을 모두 디바이스로 해결하려고 했는데 요즘에는 기판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며 “삼성전기는 전 세계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기는 반도체기판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력을 유지하기 위해 투자금액 1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부산과 베트남 신공장을 첨단 하이엔드 제품 양산기지로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기 베트남 공장은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과 첨단 제조환경을 기반으로 지능형 제조 시스템을 운영하는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적용해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황 상무는 “지난 2022년 10월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 양산에 성공한 이후 업계 최고 수준의 FCBGA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삼성전기는 클라우드 시장 성장에 따른 고성능 서버 및 네트워크, 자율주행 등 하이엔드 반도체기판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기 반도체패키지기판. /사진=섬성전기


세계 최고 수준 미세 가공·미세 회로 기술 보유

반도체기판은 반도체와 메인 기판 간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고 반도체를 외부의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 칩을 두뇌에 비유한다면 반도체기판은 뇌를 보호하는 뼈와 뇌에서 전달하는 정보를 각 기관에 연결해 전달하는 신경과 혈관에 비유할 수 있다.

반도체 칩은 메인 기판과 서로 연결돼야 하는데 메인 기판의 회로는 반도체보다 미세하게 만들기가 불가능하다. 반도체 칩의 단자 사이 간격은 100um(마이크로미터)로 A4 두께 수준인 것에 비해, 메인 기판의 단자 사이 간격은 약 350um로 4배 정도 차이가 난다.

황 상무는 “전자기기의 기능이 많아질수록 필요한 부품도 많아지고 회로가 복잡해진다”며 “한정된 기판 면적 안에 많은 길(회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4층, 6층, 8층, 10층 등 여러 층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기판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은 ′미세 가공 기술′ 과 ′미세 회로 구현′이다.

전자기기의 기능이 많아질수록 필요한 부품도 많아지고 신호 전달에 필요한 길, 즉 회로가 많이 필요하고 복잡해진다. 한정된 기판 면적 안에 많은 길(회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한 면으로는 부족해 4층, 6층, 8층, 10층 등 여러 층으로 만들어야 한다.

층간에도 회로가 연결돼야 하기 때문에 구멍을 뚫어 전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도금 과정을 거친다. 각 층들을 연결해 주는 구멍을 비아(Via)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80um(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면적 안에 50um의 구멍을 오차 없이 정확히 뚫어야 하기 때문에 정교한 가공 기술력이 필요하다.

삼성전기는 A4용지 두께의 1/10 수준의 10um 수준의 비아를 구현할 수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 비아 형성 기술을 가지고 있다.

과거 반도체는 기판 위에 반도체 칩이 하나 올라가는 단순한 구조였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해 회로 미세화가 진행되고 트랜지스터 개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극자외선(EUV) 공법 등 미세화를 위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미세화 기술 성장의 제한과 고가 설비 도입 등 공정비용 상승으로 반도체 원가가 높아져 패키징과 같은 후공정에서 반도체 성능 향상과 원가를 낮추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개발팀장(상무)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FCBGA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삽성전기


삼성전기는 로봇,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 반도체 성능 향상에 대응할 수 있는 기판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빅데이터와 AI에 적용되는 FCBGA는 대형화, 층수 확대, 미세 회로 구현, 소재 융복합화 등 높은 기술이 요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반도체기판 시장 규모는 2024년 4조8000억원에서 오는 2028년 8조원으로 연평균 약 14%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5G 안테나, ARM CPU, 서버/전장/네트워크와 같은 산업·전장 분야를 주축으로 해서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기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세계 유수의 기업들로 제품을 공급하며 기판업계를 이끌 방침이다. 

황 상무는 “110mm 이상의 초대면적화 기술, 26층 이상의 초고층화 기술, 수동소자 부품을 패키지 기판 내에 내장하는 기술을 확장시켜 반도체의 성능을 배가시키는 EPS 기술, 초미세회로를 기판에 직접 구현하고 있다”며 “다양한 실리콘 디바이스를 하나의 패키지 기판에 장착해 성능을 배가시키는 기술 등 차세대 반도체기판 시장에서 요구하는 요소 기술을 확보해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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