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재계 시총 5위 등극…정기선 부회장 리더십 통했다

정 부회장, 체질개선·위기 극복 앞장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후 안정적 사업 안착
HD한국조선해양 등 주력 조선부문 호조
전력기기·선박 AM·디지털사업 선방
신종모 기자 2024-08-12 11:23:30
국내 재계 순위 8위인 HD현대그룹이 시가총액 기준 재계 5위 자리에 등극했다. 그동안 5위를 유지했던 포스코그룹을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가(家) 3세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의 리더십과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성장세와 주력 사업인 조선업의 수익성에 전력, 건설기계, 친환경 분야 등이 더해진 결과다. 

경기도 판교에 있는 HD현대 GRC 전경. /사진=HD현대


1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최근 시총 순위를 발표한 결과 HD현대그룹의 계열사 전체 시총(지난달 26일 종가 기준)은 64조 2673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12월 31일 기준 대비 1년 7개월 만에 128.9% 상승했다. 

정 부회장은 세계 조선경기 불황으로 전사적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회사의 체질개선과 위기 극복에 앞장섰다. 그는 주력사업인 조선사업 외에도 정유,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 그룹 내 주요사업의 경쟁력 확보와 혁신에 힘을 쏟았다. 이외에도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도 집중해 왔다.

HD현대그룹의 시총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힌 HD현대마린솔루션이 지난 5월 유가증권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분기 영업이익이 7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379억 원으로 20.2% 늘었다.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선박 AM(After Market) 사업 호조세와 디지털 솔루션 사업의 확대 영향이다. 

조선업 실적 개선도 시총 증가를 이끌었다. 조선·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영업이익이 37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8.7% 증가했다. 매출은 6조 6155억 원으로 21.3% 늘었다. 

영업이익은 선별 수주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생산 안정화를 통한 비용 절감 노력으로 5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매출은 친환경 이중연료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매출이 실적에 본격 반영됐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전년 동기 대비 26.7% 늘어난 3조 8840억 원, HD현대삼호는 16.9% 증가한 1조 8106억 원, HD현대미포는 9.3% 증가한 1조 1291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5.5%, 182.2% 증가한 1956억 원과 175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조선 부문의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HD현대미포는 17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가 상반기 HD현대마린솔루션의 안정적인 사업 정착과 조선 부문 실적이 개선돼 호조세를 이끌었다”며 “하반기에도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지난 1월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인프라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HD현대


한편 정 부회장은 하반기에도 HD현대마린솔루션을 필두로 선별 수주 전략과 맞춤형 영업전략 펼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선박에 부품 및 기자재를 공급하고 전담 엔지니어를 통해 안정적인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100억달러(13조 67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글로벌 선박 AM(After Market)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또 메탄올 추진선, 수소 운반선 등 차세대 선박 분야에서 독자 기술을 개발해 기술 우위를 확고히 하고 신선종 기술력에 집중할 방침이다. 동시에 건설장비 및 에너지 솔루션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 친환경 인프라 기술 개발과 선박 및 조선소 구축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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