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선 후보 사퇴...미국 대선판 요동

차기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 지지
민주당 8월19~22일 전당대회서 차기 후보 선출
트럼프, "바이든은 최악의 대통령" 비판
오경민 기자 2024-07-22 07:00:15
미국 정치가로 좌절과 재기를 반복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국 '나이의 벽'을 넘지 못하고 사퇴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1)이 11월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민주당 안팎의 사퇴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대선 후보직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외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하고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만을 남겨둔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는 미국 역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면서 미국 대선판은 요동치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내 의도였으나 후보에서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내 결정에 대해 이번주 후반에 더 구체적으로 국민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2020년 대선 후보로 내가 내린 첫 결정은 카멀라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한 것이며 그것은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라면서 "오늘 나는 카멀라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되는 것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면서 "대선 후보가 돼서 트럼프를 이기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는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토론 이후 24일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발언 중간에 맥락과 상관이 없는 말을 하면서 고령에 따른 건강 및 인지력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격차가 더 벌어지자 민주당 내에서는 30여명의 상·하원 의원들이 잇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피격으로 부상을 당하면서 인기가 급상승한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걸리는 등 악재가 계속되면서 그나마 바이든을 지지하던 세가 급속도로 이탈했다.

이 과정에서 당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도 등을 돌리면서 '완주 의지'를 고수하던 바이든 대통령도 결국 백기를 든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 후보직 사퇴로 민주당은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4600여명에 달하는 대의원들이 후보를 선출하는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이미 지난 6월에 끝난 주별 경선을 실시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내에서는 바이든의 지지를 받은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선출이 유력한 가운데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이 차기 후보로 거론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에 대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말했다.

오경민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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