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역대급 수주호황에도 '인력난' 여전…“선박 인도 지연 불가피”

오는 2027년부터 약 13만 명 인력 추가 필요
조선사들, 웃돈 주고 외국인 인력 확보 집중
신종모 기자 2024-07-10 11:04:10
조선업계가 수주 증가로 업황이 개선됐으나 여전히 인력수급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조선사 곳곳에서 선박 인도가 늦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0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업 인력은 지난 2014년 20만 3000명에서 지난 2022년 말 9만 2000명으로 55% 감소했다. 지난해 연말까지 부족한 생산인력이 1만 4000명에 달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사진=한화오션


국내 적정 생산량인 1000만 CGT(표준선 환산톤수)를 기준하면 조선업계에 연평균 1만2000명 이상의 인력이 부족하다. 오는 2027년부터는 약 13만 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직무별로는 도장공(1290명), 용접공(807명), 전기공(677명), 비계공(587명) 등의 순으로 생산인력 충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불황이 닥친 지난 2016년과 2017년 조선사들이 수주절벽 위기를 넘기 위해 대규모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것이 화근이다. 이후 조선 업황이 개선됐으나 이탈한 인력은 채워지지 않고 있다. 

특히 조선업계가 여전히 3D업종이라는 인식과 급여가 타 직업군에 비해 낮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젊은 층에서 조선업 지원을 꺼리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인력난이 장기화되면서 수주 선박의 인도가 지속해서 늦어지고 있다. 한화오션의 경우 올해만 다수 선박의 납기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조선사들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외국인 인력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국내 인력과 비슷한 수준의 급여 책정해 외국인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소통 문제를 해결을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번역 서비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한 선박의 납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반도체, AI 등 분야로 국내 젊은 인력이 빠지면서 현재는 외국인 인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력이 장기화될 경우 수주를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에서도 조선업계 인력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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