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철강업계, 본원 경쟁력 강화 총력
2024-04-0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국산 철강 등에 대한 관세 3배 인상을 결정했다. 앞서 한국 철강업계는 지난 2018년 수입산 철강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자 고율 관세 대신 ‘쿼터 축소’를 선택 불이익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중 중간재 수출 감소부터 중국산 저가 제품 범람 등으로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일 무역법 301조에 따라 지난해 기준 180억달러(약 24조6000억 원)에 달하는 중국산 주요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도록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중국산 특정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평균적 관세는 현재 7.5%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직접 권고한 세율은 25%에 이른다.
미국의 이번 관세 인상 조치로 중국의 해당 제품이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산 철강재가 국내에 유입될 경우 한국 제강사들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873만t으로 전년 대비 29.2%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중국의 철강 수출은 약 258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늘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철강 관계 인상 조치 이전부터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에 수익성과 경쟁력이 약화된 상태”라며 “앞으로 중국산 철강재 유입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철강업계는 중국의 철강 수출 증가와 미국, 중남미 등 주요국의 관세 장벽 강화, 엔저 등 3중고를 겪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철강재가 추가로 국내로 유입되면 제강사들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국내 대표 제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도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가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제소하기로 했다”며 “오는 8월 결과에 따라 명운이 달리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 철강업계 보호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4일 양병내 통상차관보 주재로 한국 반도체·태양광·철강 업계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민관 합동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 조치로 인한 미국 시장에서의 반사 이익과 미국 외 시장에서의 중국 제품과의 과당 경쟁 가능성, 중국과의 공급망 연계 관계가 깊은 한국 기업들의 영향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양 차관보는 “글로벌 통상환경이 급변하고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통상 이슈에 대한 세심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우리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에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번 미국의 조치 관련해서도 업계와 지속 소통하며 우리 철강기업에 예기치 않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국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 무역대표부는 이번 조치 관련해 다음달 28일까지 의견수렴기간 가질 예정”이라며 “산업부는 동 기간 동안 우리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필요 시 정부차원의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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