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칩, 엔비디아 테스트 통과 아직 못했다”
2024-05-24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성장 중인 HBM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엔비디아와의 협력에 사활을 걸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HBM 4세대인 HBM3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에 10년 전부터 주도권을 넘겨준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는 인텔에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 자리도 빼앗겼다.
이에 삼성전자는 생산능력(캐파) 확대와 초격차 기술력으로 5세대인 HBM3E 등 차세대 HBM 시장을 선점해 주도권 탈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HBM 시장에서 종합 반도체 역량을 활용해 고객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HBM’로 주도권도 확보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3분기 엔비디아에 HBM3E 제품 납품을 목표로 100명 규모의 태스크포스를 조직했으며 300명의 HBM4 개발팀을 꾸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성장하는 생성형 AI용 수요 대응을 위해 HBM 캐파 확대와 함께 공급을 지속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동시에 고객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HBM' 제품으로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HBM3에 이어 현존 D램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 역시 가장 먼저 고객에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게자는 “SK하이닉스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HBM3E 양산도 성공적으로 진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지속해서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친필사인…HBM 주도권 확보 경쟁 본격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21일(현지시간)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 행사장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HBM3E에 친필 사인을 남겼다.
앞서 황 CEO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시그니아 바이 힐튼 호텔에서 전 세계 미디어와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HBM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CEO는 “아직 삼성의 HBM을 사용하고 있지 않고 있다”라며 “현재 테스트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5세대인 HBM인 HBM3E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엔비디아에 HBM3E 제품을 납품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 양산 계획을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27일 36GB(기가바이트) HBM3E(5세대 HBM) 12H(High·12단 적층) D램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4기가비트(Gb) D램 칩을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업계 최대 용량인 36GB HBM3E 12H를 구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는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을 활용한 128GB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 적층 HBM 선행을 통해 HBM3/HBM3E 시장의 주도권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6300억달러(약 842조75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DS부문의 매출도 지난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HBM 공급 위한 테스트 순조롭게 진행 중”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는 로이터 보도와 관련해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현재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지속해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HBM의 품질과 성능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모든 제품에 대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신뢰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 HBM의 발열과 전력 소비 등이 문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수문장 교체…HBM 시장 주도권 탈환 빌드업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탈환하기 위해 반도체 사업부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에 위촉했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반도체 사업을 재건하고 향후 미래 경쟁력 강화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전영현 부회장이 그동안 축적한 풍부한 경영노하우와 리더십을 통해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사실상 AI 초기 시장 경쟁에서 밀린 만큼 HBM3E 이후 시장에서 반전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HBM에 대한 우려 부각…삼성전자 주가 하락
삼성전자 주가가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하고 있다.
24일 오전 11시 28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1900원(2.43%) 하락한 7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7만6800원에서 개장한 삼성전자는 장 초반 7만6000원대 후반에 머무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HBM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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