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환은행 입행' 허위기재 논란에…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 "외환카드 입사 맞지만, 법률 검토 완료"
2024-04-26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 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윤석구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의 당선을 무효로 해달라는 12개 은행 노조의 공동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선거를 둘러싼 노조 내부 갈등은 본격적인 법적 다툼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10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금융노조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12개 은행 노조로 구성된 '금융노조 제27대 임원보궐선거 부정선거대책반(부정선거대책반)'이 제기한 이의신청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선관위 5명 중 2명은 당선무효 찬성, 2명은 경고조치, 1명은 미조치 등의 의견을 내면서 이의신청이 부결된 것이다. 선관위가 최종적으로 윤 위원장에 대한 경고 처분을 내리기로 했지만 사실상 의미가 없는 조치다. 경고는 두 번을 받아야 당선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윤 위원장은 자신을 소개한 선거 포스터에 '2002년 외환은행 입행'이라고 약력을 기재해 논란이 됐다. 실제 그는 2002년 외환카드로 입사했기 때문에 '허위 기재' 의혹을 받은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외환카드는 2004년 외환은행과 합병했고, 합병 외환은행은 2015년 하나은행과 합병했다. 이후 하나은행은 윤 위원장의 인사기록에서 '2002년 구(舊) 외환은행 입행'이라고 작성했다. 이는 합병 이후 직원의 전전(前前) 회사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하나은행의 내부 정책인 것으로 보인다.
윤 위원장은 하나은행 인사기록부와 재직증명서 상의 인사기록을 그대로 선거 프로필에 옮겼다. 금융노조가 위원장 선거 규정에 별도의 경력기재의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있는 등의 이유에서다.
하지만, 김형선 위원장을 지지하는 12개 은행 노조는 부정선거대책반을 구성, 공동입장문을 통해 "(윤 위원장이) 9만여명의 금융노조 유권자를 기만했다"고 반발하며 이의신청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선관위의 이의신청 미수용 소식을 들은 부정선거대책반은 법적 대응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한 부정선거대책반 관계자는 "선거결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관위에 대해서도 직무유기 및 절차 위반에 대한 고소·고발을 검토 중"이라며 "선관위가 후보자를 검증하고 확인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권오철 기자 konplash@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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