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환은행 입행' 허위기재 논란에…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 "외환카드 입사 맞지만, 법률 검토 완료"

12개 은행 노조 "윤 후보, 허위기재로 유권자 기만"…선거 불복 
권오철 기자 2024-04-26 08:34:20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 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윤석구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이 자신의 포스터 약력을 '2002년 외환은행 입행'이라고 허위 기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윤 위원장이 실제로는 '2002년 외환카드 입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윤 위원장 측은 "해당 포스터 기재 내용은 하나은행 인사기록부 상에 기재된 것으로 법률 검토를 끝낸 사안"이란 입장이다. 

윤 위원장은 25일 본보와 통화에서 2002년 당시 입사한 회사명을 묻는 질문에 "외환카드"라고 밝혔다. 이는 이번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 포스터에 적힌 '2002년 외환은행 입행'과는 일치하지 않는 답변이다. 그가 허위 프로필을 기재한 것일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 보궐 선거에 나선 윤석구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의 포스터 일부. '2002년 외환은행 입행'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윤 위원장은 "문제가 없다는 법률 검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의뢰한 한 법무법인은 "선거 관리 규칙에 무엇을 기준으로 후보자의 경력을 기재할 것인지 특별히 정하고 있지 않은 이상, 회사의 객관적인 인사정보시스템의 기재 내용을 토대로 후보자의 경력을 기재하는 것을 허위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윤 위원장 입사한 지 약 2년 후인 2004년, 외환카드는 외환은행과 합병했다. 이후 합병 외환은행은 2015년 하나은행과 합병했다. 하나은행은 윤 위원장의 인사기록부에 '2002년 구(舊) 외환은행 입행'이라고 기록했고, 그는 이를 그대로 선거 프로필에 옮겼다. 금융노조가 위원장 선거 규정에 별도의 경력기재의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윤 위원장의 프로필은 2022년 치러진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 선거에서도 문제가 됐었으나, 당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외환은행 입행'이라고 기재해도 무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미 조합원 9000명 규모의 KEB하나은행지부 선거를 통해 검증된 부분으로, 허위 기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윤 위원장 측의 입장이다. 

반면, 김형선 위원장을 지지하는 12개 은행 노조는 공동입장문을 내고 "윤석구 후보는 선거의 가장 핵심적인 정보인 입사 회사명을 허위로 기재해 9만여명의 금융노조 유권자를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12개 은행 노조는 ▲신한은행지부 ▲SC제일은행지부 ▲KB국민은행지부 ▲기업은행지부 ▲한국씨티은행지부 ▲대구은행지부 ▲부산은행지부 ▲경남은행지부 ▲광주은행지부 ▲전북은행지부 ▲제주은행지부 ▲수협중앙회지부 등이다. 

이어 "이와 관련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고 윤석구 후보에 대한 법적 처분이 온당하게 내려질 때까지 당선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선거 불복 및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김형선 위원장 측 관계자는 "하나은행 인사정보는 내부 운영을 위한 정책일 뿐"이라며 "윤 후보자가 2002년 외환은행 직원이 아니었던 것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권오철 기자 konplash@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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