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재매각 추진...'못 하는 건가, 안 하는 건가'

정부가 직접 나서 HMM 몸집 불리기
HMM 실적 개선 우선…재매각 밑작업 수순
신종모 기자 2024-05-07 10:40:43
국내 유일 국적선사 HMM의 재매각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해운 업황 불황과 홍해 지역 군사적 긴장감 고조 등 해운 시장의 불확실성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국가 수송능력을 오는 2030년까지 해상수송력 1억4000만t으로 확충하고 친환경 선박연료 인프라펀드를 포함해 해운산업 체질 개선에 3조5000억 원의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여기다 HMM 역시 급변하는 해운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수준의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2030년 중장기전략’을 수립했다. 이는 전세계가 경제 둔화 및 친환경 규제 강화로 글로벌 선사 간 경쟁 등 해운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HMM의 2만4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HMM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HMM


HMM의 컨테이너 사업의 경우 글로벌 해운 얼라이언스 재편에 대응하고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2024년 92만TEU(84척, 연말 기준)인 선복량을 오는 2030년 150만TEU(130척)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에 맞춰 신규 터미널 확보 등 물류 인프라를 강화해 수익 다각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HMM은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수익 확보해 컨테이너 사업과의 균형 성장을 위해 벌크 사업도 확장한다. 현재 630만DWT(36척)에서 2030년 1228만DWT(110척)로 선대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선형별로 경쟁력있는 선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한편 국내외 전략화주를 기반으로 영업을 강화한다. 

HMM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50년 ‘넷 제로’(Net Zero)를 2045년으로 앞당기는 계획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 추진, 미래 신사업 개발 등에 대한 투자를 지속,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HMM 관계자는 “컨테이너 사업을 중심으로 벌크·통합물류사업을 확장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몸집 불리는 HMM…재매각 영향 미칠까 

HMM이 몸집을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우선 HMM은 코로나 펜데믹 특수가 끝나면서 글로벌 해운업계 지각변동이 나타나자 입지가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세계 2위 컨테이너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5위 독일 하팍로이드가 내년 2월부터 ‘제미니 협력(Gemini Cooperation)’이라는 새로운 해운 동맹을 맺기로 했다. 

애초 머스크는 1위 해운사 MSC와 ‘2M’ 동맹을 맺었으나 해체하기로 했다. 이는 펜데믹 이후 해운업계가 선박 공급 과잉, 급격한 운임 하락 등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해운 동맹이 잇따라 재편되면서 HMM 역시 생존을 위해 경쟁력 강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 특히 HMM이 속한 디얼라이언스에서 독일 하팍로이드가 탈퇴하면서 해운 동맹이 와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HMM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 경영이 탄탄해진다면 국내 대기업이 다시금 재매각에 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2월 HMM 매각을 놓고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하림그룹과 매각주체인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 등은 협상을 진행했으나 최종 불발됐다. 

매각 측은 7주간에 걸친 협상 기간 동안 상호 신뢰하에 성실히 협상에 임했으나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이 발생한 최종 협상까지 이루지 못했다. 

현재 해운 업황 불황과 홍해 지역 군사적 긴장감 고조 등 해운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올해도 중국 경기회복 지연, 글로벌 소비 위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분쟁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해양수산부는 HMM 재매각 추진에 강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최근 HMM 재매각과 관련해 “관계부처와 시기나 방법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수부는 해운업황의 부진에도 HMM의 실적 개선과 규모가 확정된다면 우량 기업에 재매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 측은 HMM 내부 상황과 글로벌 해운 환경 등을 검토해 적정한 시기에 HMM 재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HMM은 중견기업보다 대기업에 매각을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해운업황이 변수가 많은 만큼 리스크를 최소화 하고 시장 변화를 살펴 가며 상황에 맞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의 인수를 바라고 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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