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필립모리스, 친환경 행보...편의점 광고 보드 디지털화
2024-05-14
대형마트 때문에 전통시장이 어려워진다는 소상공인들의 호소어린 목소리가 이곳에서는 모순처럼 들린다. 전통시장하면 저렴하고 사람 냄새나는 인심 좋은 상인들이 떠오르지만 광장시장은 그 반대였다. 손님들을 상대로 눈속임과 바가지 등 비양심적인 행동들이 들끓는 총성 없는 전쟁터 그 자체였다.
광장시장은 한국여행 필수 관광코스로 떠오르면서 전통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핫 플레이스다. 지난 26일 오후 2시경 기자가 직접 광장시장을 찾았다. 이곳이 한국이 아니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정말 많은 외국인들로 인해 움직일 틈조차도 없었다. 이들은 노점에 앉아 떡볶이를 주문하거나 막걸리와 함께 산낙지를 곁들여 먹는다. 흔하지 않는 진풍경이다.
광장시장의 꽃은 먹자골목이다. 그 중 가장 많이 파는 음식은 떡볶이, 순대, 만두, 김밥을 판매하는 분식 노점들이다. 가격도 서로 입을 맞춘 듯 대부분이 동일했다. 순대 평균가는 소자 기준 7000원에서 8000원이고 떡볶이나 김밥은 3000원 정도에 판매한다.
바가지가 판을 치는 곳이라고 하지만 가게 밖에 적혀있는 가격표 때문인지 언 듯 봤을 때 양심적으로 장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골목을 걷다보면 상인들은 외국인들 상대로 메뉴판을 들이밀면서 “Sit Sit”이라는 말과 함께 앉으라고 강요하는 모습과 엉겁결에 앉아 주문하는 외국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 중 음식을 모두 먹고 나온 두 명의 외국인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too expensive” 너무 비싸다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게 앞에 가격이 버젓이 적혀있는데 어떻게 비싸다고 느끼는 건지 외국인들이 들렸던 노점을 그대로 방문해봤다. 이곳에서는 떡볶이 3000원 김밥 3000원 순대는 8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고민하는 순간 상인은 “섞어 먹는 게 잘나가 조금씩 줄 테니까 하나씩 잡숴봐”라는 말과 함께 대답할 틈도 없이 순대를 썰기 시작했다. 말로만 듣던 믹스 수법이었다.
먹다보니 옆자리에 일본인 커플이 앉았다. 상인은 이들이 일본말을 하자 바로 “믹스 믹스”를 외치기 시작했다. 왜 믹스를 고집하는 것인지는 계산할 때 제대로 깨닫게 됐다.
“1만4000원” 눈 뜨고 코 베인 순간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이 가게에서 떡볶이와 김밥은 3000원, 순대는 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씩 섞어준다는 말은 단품으로 주문했을 때 보다 믹스로 주문했을 때 양이 적다는 의미인데, 결국에는 하나씩 전부 주문한 값이 나온 것이다.
이 같은 수법은 매우 비일비재하다. 이날 광장시장을 찾았던 A씨(57세)는 “모둠 전이 1만 5000원인데 가격이 무색할 정도로 양이 적어서 기분 나빴다”라며 “적어도 현금장사하고 먹고사는 전통시장은 그러면 안 된다고 본다. 우리는 한번 먹고 안가면 그만이지만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까 두렵다 '어글리 코리안' 그 자체다”라고 토로했다.
광장시장 바가지 논란은 코로나가 풀리고 하늘길이 열리기 시작했던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이후 종로구, 상인회, 먹거리 노점 상우회등은 메뉴판 가격 옆에 중량·수량을 표기하는 '정량 표시제'를 도입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최근에는 ‘믹스’라는 수법으로 바가지 방식도 점점 진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광장시장 바가지 논란에 대해 “종로구는 상인회에 이런 문제에 대해 전달하고 상인들에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심사·평가원이 손님으로 가장한 미스터리쇼핑 등으로 제대로 실태조사에 나서야 하며 상인들은 역지사지로 소비자가 어떻게 느끼는지 생각해야한다. 더군다나 외국인들은 광장시장을 하나의 관광지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을 제대로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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