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명예회장 별세…조현준·조현상 계열 분리 급물살

계열 분리 2개 지주사 전환 속도
조 명예회장 지분 10.14% 향방 미지수
신종모 기자 2024-03-29 19:55:48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별세하면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동생인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의 계열 분리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지난 2017년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장남 조현준 회장과 삼남 조현상 부회장이 현장 경영을 이끌었다. 

이어 효성은 지난 2018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배구조 투명성과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조현상 효성 부회장, /사진=효성


효성은 지주회사와 함께 섬유·무역 부문인 효성티앤씨, 중공업 등과 건설을 담당하는 효성중공업을 비롯해 첨단 산업자재를 생산하는 효성첨단소재, 화학 부문인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분할됐다.

조 회장이 섬유 등 전통 사업을, 조 부회장이 산업용 소재 부문을 나눠 독자적으로 경영 활동을 해 왔다.

그러다 지주회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게 ‘형제 독립경영’이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효성은 첨단소재 중심의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해 2개의 지주사 체제로 그룹을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효성은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한 신설 지주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조 부회장에게는 새로운 지주회사 경영을 맡기기로 했다.

효성의 지주사인 ㈜효성은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을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결의했다.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분할 승인절차를 거친 후 7월 1일자로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존속회사를 이끌며 기존 사업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조 부회장은 신설 지주회사를 맡아 첨단소재 등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조 부회장이 이끌 신설 지주사인 효성신설지주는 미래 첨단소재 솔루션 분야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글로벌 소재 전문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성장 기회를 확보해 간다는 전략도 구체화한 상태다. 

조석래 명예회장 지분 향방 주목 

효성 지분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조 회장 21.94%, 조 부회장 21.42%로 비슷한 수준이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은 10.14%를 가지고 있다.

현재 이들 형제는 독립경영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분 관계를 정리하기 계열 분리를 추진하고 있어 지분은 고르게 분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변수도 있다. 상속 과정에서 조석래 명예회장의 2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지분 요구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은 앞서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밀려난 뒤 회사 지분을 전량 매도하고 그룹과의 관계를 정리한 상태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조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했다. 

이에 조 회장 측은 지난 2017년 조 전 부사장이 “비상장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지 않으면 위법 행위가 담긴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고 자신을 협박했다며 맞고소했다.

재계에서는 이들 형제가 각자 계열을 분리를 완전히 마무리하고 조 명예회장의 지분을 조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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